주간동아 1327

..

이재갑 한림대 교수 “자문위원 그만두고 정부에 강하게 어필하는 게 마지막 봉사”

[Who’s Who] “현장은 이미 지옥… 정부, 의료체계 붕괴하지 않도록 해야”

  • reporterImage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2-02-18 17:18:07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동아일보DB]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동아일보DB]

    2월 16일 코로나19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을 전격 사퇴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 교수는 18일 주간동아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방역 완화 정책을 이렇게 비판했다.

    “오미크론은 3월 초에 정점을 이룰 겁니다. 그때까지는 확진자도 훨씬 더 늘겠죠. 문제는 지금 의료 상황이 그에 대응할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정부는 우리가 감당 못할 상황이 되지 않게끔 관리를 해줘야 해요. 그런데 방역 완화 사인을 주는 것은 그 역할조차 안하겠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교수는 이런 입장을 이미 사퇴 이틀 전인 14일 페이스북에서도 공개했다. 늘어나는 확진자와 상태가 나빠진 일반관리군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 사인을 준 점을 지적하며 ‘제발 위기를 스스로 키우지는 말자’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서도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를 보여달라”며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 적어도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정부는 2월 18일 유흥시설,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조정안은 1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시행된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이 2월 말에서 3월 초에 정점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었다. 다음 조정을 위해 정점을 관찰할 필요가 있어 3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쓴 소리 하는 것이 마지막 봉사”

    이 교수는 18일 “자문위원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차라리 지금 자문위원을 그만두고 나와 정부에 강하게 어필하는 게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많이 밀리는 상황임에도 그나마 노력해서 거리두기 대폭 완화는 막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20년 행정안전부가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한 뒤 질병관리청으로 ‘무늬만 승격’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행정안정부 안이 발표된 이튿날인 6월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질병관리청 승격, 제대로 해주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복지부가 보건연 및 신설되는 국립감염병연구소까지 가져간다면, 질병관리청이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를 이끌어냈다. 고려대 의과대학 출신인 이 교수는 고려대 구로병원 전임의를 거쳐 2009년부터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에는 초기부터 생활방역위원회를 시작으로 현 정부에 방역·의료 분야 자문을 해 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만 9831명으로, 첫 10만 명대를 넘어섰다.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재무 위험성 경종 울린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김동원 고려대 총장 “5년 뒤 세계 30위 글로벌 명문대학 도약할 것”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