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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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형수 “삼성전자 밸류에이션 역대 최저, 매력적인 가격대”

악재는 주가에 이미 반영… 美 보조금 축소되면 주가 출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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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12-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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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홍태식]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홍태식]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AI(인공지능) 규제 완화를 예고해 반도체 시장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반면 강력한 대중(對中) 제제로 수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칩과 과학법(칩스법)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전략도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11월 25일 인터뷰에서 “보조금 축소와 고관세가 확정되면 주식시장이 한차례 출렁일 수 있다”며 “다만 악재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어 오히려 지금이 투자에 적합한 시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보조금 축소는 기정사실

    트럼프 2.0 시대 반도체 시장에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상원, 하원이 모두 공화당에 넘어가면서 1기보다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칩스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라 국내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있다. 하지만 이미 바이든 행정부에서 칩스법을 법제화한 부분이 있어 폐기는 어렵고 보조금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칩스법은 기업이 투자하면 미국 행정부가 최대 40%까지 페이백을 주는 후불제다. TSMC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조금 지급에 서명을 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텍사스주 테일러, 애리조나주에 시설 투자를 하고 있어 원래는 올해까지 보조금을 지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인수위가 보조금 축소를 공론화해 보조금을 예정대로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나.

    “국내 기업들이 미국 행정부를 상대하기엔 한계가 있어 한국 정부와 외교당국이 움직여야 된다. 보조금을 못 받는다면 다른 부분에서 무엇이든 받아낸다는 식으로 외교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도 파급 효과가 클 텐데.

    “보편적 관세 10%가 적용돼도 국내 반도체 기업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제품에 관세를 60%까지 적용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타격이다.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40% 수준이기 때문이다. 홍콩을 경유해 들어가는 것까지 합치면 50%가 넘는다.”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 SK하이닉스는 빅테크 B2B(기업 간 거래) 매출 비중이 크다. SK하이닉스는 10% 관세 정도는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지만, B2C 제품은 고객들에게 관세를 전가하기가 쉽지 않다. 관세가 확정되면 시장은 출렁일 수 있다.”

    중국 봉쇄 정책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중국이 기술적으로 추격하지 못하게 시간을 벌어준 것은 맞다. 다만 그 영향으로 중국이 물량전을 펼치면서 레거시 반도체 가격이 폭락했다. 삼성전자는 자칫하다간 중국과 경쟁해야 할 판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삼성전자도 최첨단기술로 초격차를 벌려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한때 4만 원대까지 하락했는데.

    “삼성전자 악재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본다. 주가가 4만9900원까지 하락했을 당시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0.88배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이다. 심지어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때도 이 정도까지 빠지진 않았다. 일단 10조 원 자사주 매입 공시로 하방은 방어했다. 다만 시가총액의 3%도 안 되는 10조 원 자사주 매입으로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이젠 상방을 뚫을 모멘텀이 필요하다. 연말 인사를 통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권한이 얼마나 부여되는지가 중요하다. 연내에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퀄테스트도 통과돼야 한다. 가동률을 30%까지 줄인 파운드리를 살리기 위해 테슬라와 FSD(완전자율주행) 칩을 협력하거나,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와 AI 가속기 라이트 버전을 도모하는 것도 방법이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마이크론이 수혜를 받을까.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올해 초 HBM3E 8단 콜테스트를 통과한 마이크론이 잠재적 리스크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마이크론 HBM3E는 엔비디아 블랙웰이 아닌 H200에 들어간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블랙웰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성능이 가장 좋은 HBM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 SK하이닉스 HBM3E 대신 마이크론 제품을 넣긴 어려워 보인다. 물량 측면에서도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대비 압도적이다. 이 모든 상황이 SK하이닉스가 안정적으로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반도체株 주목할 시기

    엔비디아는 4분기 가이던스를 낮췄는데.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익률 가이던스를 3분기 75%보다 꺾인 73.5%로 잡았다. 실제로 엔비디아 매출총이익률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블랙웰에 버그가 나오면서 개발비용이 증가했다. TSMC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 가격을 분기마다 3~8%씩 올리고 있고, 어드밴스드 패키징 CoWoS 가격도 20% 올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올리면 HBM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 아닌가. 엔비디아 마진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다만 실제로는 4분기 매출총이익률이 가이던스보다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0 시대 반도체 투자자는 어떤 전략으로 나서야 할까.

    “트럼프 2.0 시대에는 심플하게 모두가 말하는 수혜주가 수혜주다. 강달러 국면이라 한국보다 미국 투자가 유리하지만, 한국 비중을 좀 늘리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다만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중국 노출도가 높은 반도체 기업의 투자 비중은 줄여야 한다. 최근 브로드컴 주가가 주춤한 것도 중국 매출 비중이 31%가 넘기 때문이다. ASML도 마찬가지다. ASML은 중국에 EUV(극자외선) 장비를 판매하지 않아 중국 노출도가 낮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레거시 장비를 중국에 엄청나게 많이 팔고 있다. 국내 반도체 종목은 밸류에이션이 역대급으로 낮아진 상태라 이제는 투자하기에 매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국내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았는데 3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하향 조정됐고, 요즘 악재가 나와도 시장 동요가 심하지 않다. 이 모든 상황이 바닥 시그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집하기에 매력적인 가격대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 투자는 어떤가.

    “소부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아 본격적으로 매수하기에 좋은 시점은 아니다. 다만 D램 선단 공정 장비와 관련된 주성엔지니어링, 유진테크 같은 기업은 기회가 있다. TSMC에 장비를 납품하는 HPSP와 어드밴스드 패키징 관련 피에스케이홀딩스도 주목할 만하다. 반면 소재와 부품 관련 기업은 연말까지 재고가 얼마나 소진되는지를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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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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