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싱어 전 CEO는 1979년 18세 엔지니어로 인텔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VM웨어 등을 거쳐 2021년 2월 위기에 빠진 인텔을 구하기 위해 CEO로 복귀했다. 그는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고, 삼성전자는 물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수년 내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인텔 지원법’이라고 일컬어진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78억6500만 달러(약 11조 원)의 직접 자금 지원을 끌어냈고, 미국과 전 세계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10년 이상 손놓고 있었던 기술 혁신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겔싱어 전 CEO는 성명에서 “현재 시장 구도에 맞춰 인텔을 포지셔닝하기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다”고 말했다. 겔싱어 전 CEO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상승했다. 인텔은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 명을 정리해고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인텔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을 차기 CEO 선임 때까지 회사를 이끌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
12월 2일 사임한 팻 겔싱어 인텔 전 CEO. [인텔 제공]
줄어드는 PC 수요 등으로 가속하는 경쟁 속에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계속해서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모두 월가 전망치를 밑돌고, 3분기 예상치도 시장 전망치를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는 상장 이후 최대 폭인 하루 26%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다른 경쟁사들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인텔 주가는 올해만 해도 약 50% 급락했다.
인텔은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인 1만5천명을 정리 해고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한 바 있다.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칩 경쟁자인 퀄컴의 인수 대상으로까지 거론되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경영난에 따른 투자 지연으로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직접 자금도 당초 85억 달러에서 6억3천500만 달러(약 8천872억 원)가 줄어들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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