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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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安 단일화, ‘총리직+α’ 여부가 관건

[이종훈의 政說] ‘통 큰 합의’ 나와야 단일화 시너지 효과 극대화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입력2022-02-20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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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월 9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만약 단일화가 안 돼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DB]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월 9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만약 단일화가 안 돼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DB]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월 13일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했다. 안 후보는 “완주한다고 계속 이야기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 국민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내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安, 단일화 문제 관련 기조 변해

    불과 일주일 전인 2월 7일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한 직후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 안 후보는 “이런 문제는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했다. 줄곧 완주 의지를 내비치던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한 이유는 뭘까. 대선 출마 초기부터 단일화를 염두에 뒀다는 판단이다. 여론 환경이 지난 대선만 못 하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 당시 안 후보는 21.41%를 득표해 3위를 기록했다. 2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후보(24.03%)와 간발의 차였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 줄곧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 씨 허위 경력 의혹 등 각종 악재에 휩싸이며 지지율이 떨어지자 비로소 안 후보에게 기회가 왔다. 안 후보는 1월 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 비로소 15% 지지율을 얻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월 3일 한 방송에 출연해 머지않아 안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야권 내부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를 이기는 골든크로스가 당연히 이뤄질 것이라 보고 있다. 여유롭게 잡아서 설 연휴 전에 양자 대결 구도, 즉 안철수와 또 다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가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의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더라도 안 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이 후보마저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상황은 반대로 흘렀다. 안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기는커녕 하락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이 단일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 시점인 설 연휴가 지났다. 유권자의 최종 결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TV토론도 2차까지 치렀다. 부동층이 현격히 줄어든 상황에서도 지지율 상승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일단 골든크로스 꿈은 접어야 한다. 더 나아가 완주 여부도 고민해봐야 한다.

    2등이라도 해야 완주 의미가 있다. 또다시 3등이라면 지난번 대선 실패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3등을 한다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도 안 후보를 비난할 것이 분명하다. 연속 2차례 지지 후보의 집권을 가로막은 것은 물론, 정권교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기 때문이다. 잠시 완주를 생각했다 단일화로 선회한 이유는 여기 있을 것이다.

    안 후보는 단일화를 하자면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당시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과 협상 끝에 서로의 요구를 반반 수용해 만든 안이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가 패배한 방식이기도 하다. 자신이 졌던 방식을 제안한 이유는 뭘까. 이번에는 이 방식으로 이길 것이 확실하다고 봤기 때문일까. 이 정도 안이면 윤 후보 측이 망설임 없이 받을 것으로 예상한 탓일까.

    안 후보 입장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지율이 한창 상승하는 때였다면 그런 전망도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후자였을 개연성이 높다. 일단 단일화를 성사시키고 결과는 여론에 맡기자는 쪽이다. 여론이 갑자기 긍정적으로 돌변하면 여론조사에서 이길 수도 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차기 대선을 위한 기반을 닦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론조사 vs 담판 구도 깨질까

    윤 후보는 안 후보 측 제안에 미온적 반응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얘기를 나도 들었는데 고민해보겠지만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지점은 명확하다. 윤 후보는 2월 8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담판을 원한다는 의미다.

    ‘여론조사 vs 담판’ 구도가 깨질 수 있을까.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핵심 변수는 ‘이재명 대 윤석열’의 지지율 격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나타난다. 오차범위 밖이라 하더라도 안심하기 어려운데 박빙이라면 답은 하나다. 단일화로 단 1% 지지율이라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과거 단일화 논의 때와 달리 후보 간 이견이 크지 않다.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담판 방식을 수용하거나 윤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일부 변경한 대안을 제시하면 그만이다. 안 후보는 2월 14일 윤 후보가 직접 답한다면 담판에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남은 것은 윤 후보의 득실 계산 후 결단이다. 득실 관점에서 보자면 담판 방식이 안 후보에게 유리하다. ‘담판 단일화’가 극적 효과를 가지려면 두 후보 간 ‘통 큰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에 버금가는 결과물, 다시 말해 최소한 ‘총리직+α’ 정도를 내놔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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