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안국역에 ‘서울판 성심당’이 있다고?

[진짜임? 해볼게요] ETF베이커리, 빵 크기 키우고 가격 낮춰 인기몰이

  •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입력2026-01-10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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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진짜임? 해볼게요’는 기자가 요즘 화제인 현상, 공간, 먹거리부터 트렌드까지 직접 경험하고 진짜인지 확인하는 리얼 체험기다.


    ETF베이커리의 인기상품인 홀케이크 시리즈. 조영철 기자

    ETF베이커리의 인기상품인 홀케이크 시리즈. 조영철 기자

    “세 번째 왔어요. 요즘 빵값이 말도 안 되게 비싼데 여기는 가성비가 좋아요.”

    1월 2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 ‘ETF베이커리’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55)의 말이다. 이날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매장 앞에는 5~6팀이 줄을 서 있었다. 첫 번째로 입장한 이 씨는 빵 2만7000원어치를 결제하면서 “저렴할 뿐 아니라 맛도 일반 제과점보다 훨씬 낫다”고 만족해했다.

    ETF베이커리는 공간·브랜드 기획사 글로우서울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픈한 매장이다. 상호에는 ‘농장과 신속히 거래(Express Trade Farm)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앞서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와 협업해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팝업)를 내고 ‘990원 소금빵’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바로 그 회사다. 대전 유명 베이커리 성심당처럼 싸고 맛있는 빵을 판다는 의미에서 ‘서울판 성심당’으로도 불리는 ETF베이커리를 찾아 과연 소문처럼 맛과 가격을 모두 잡았는지 확인해봤다. 

    생크림 홀케이크 1만 원대

    이날 매장을 찾은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빵 바구니를 빠르게 채웠다. 연말 대목이 지났음에도 1호(지름 약 15㎝) 크기 생크림 홀케이크 상자를 든 이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곳 시그니처 메뉴인 ‘딸기밭 케이크’와 ‘샤인머스켓 블룸케이크’ 가격은 각 1만9980원. 요즘 빵집에서 같은 크기 제품을 3만~5만 원대에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1만 원권 1장으로 살 수 있는 ‘호두 듬뿍 타르트’(9880원)도 쇼케이스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반 빵 가격은 대부분 2000~3000원으로 시중 빵집보다 1000원가량 저렴한 데다, 크기는 0.5배 컸다. 성수동 팝업 당시 990원에 판매한 소금빵은 현재 ‘ETF 소금빵’이라는 이름으로 1190원에 판매 중이다. 일부 인기 품목은 인당 구매 제한이 있었고, ETF 소금빵은 하루 50개 한정 판매한다. 



    지난해 8월 성수동팝업스토어 당시부터화제를 모은 ‘ETF 소금빵’. 조영철 기자

    지난해 8월 성수동팝업스토어 당시부터화제를 모은 ‘ETF 소금빵’. 조영철 기자

    기자도 직접 빵을 골라봤다. ETF 소금빵 3개와 쑥쑥 크림빵 1개, 딸기밭 케이크 1개를 담아 결제한 금액은 총 3만 원이 안 됐다. 매장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인당 2만 원어치를 사며, 많게는 6만 원어치를 한번에 구매하는 손님도 봤다”고 말했다.

    맛 평가는 긍정적이다. 경북 구미에서 방문한 이은영 씨(51)는 “가격을 고려하지 않아도 찾아올 만큼 맛있다”고 밝혔다. 함께 온 딸 이정은 씨(26) 역시 “어제 사 먹은 무화과 피낭시에가 ‘겉바속쫀’(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이라 다시 방문해 2만5000원어치를 샀다”고 말했다. 기자가 맛본 딸기밭 케이크 완성도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시트가 다소 단단한 편이었으나 위에 올라간 딸기가 신선하고 크림 질감도 깔끔했다.

    ETF베이커리 가성비의 비결은 ‘구조 효율화’다. 빵 크기를 키워 반죽·성형에 투입되는 노동력과 시간을 줄인 게 핵심이다. 그 덕에 인건비는 줄고 생산성은 높아졌다. 포장재도 일반 베이커리의 10분의 1 수준으로 간소화했다. 글로우서울 관계자는 “고품질 재료를 최저가 수준으로 납품받아 판매가를 낮추되 맛과 품질은 최고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재동 ETF베이커리 전경. 조영철 기자

    서울 종로구 재동 ETF베이커리 전경. 조영철 기자

    “해외 진출해 K-베이커리 경쟁력 알릴 것”

    다만 운영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기자가 구매하면서 보니 매장에 1만9880원으로 적혀 있던 딸기밭 케이크 가격이 영수증에는 1만9980원으로 찍혔다. 1190원짜리 ‘ETF 소금빵’을 바구니에 담았는데 계산 담당자가 1690원짜리 ‘프리미엄 소금빵’으로 잘못 보고 해당 가격으로 결제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글로우서울 측은 “매장 가격표에 케이크 값이 잘못 적혀 있었고, 소금빵은 모양이 비슷해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TF베이커리는 최근 높은 관심에 힘입어 추가 출점을 논의하고 있다. 글로우서울 관계자는 “‘최고의 맛과 가성비’를 지향하며, 향후 해외 진출을 통해 K-베이커리의 경쟁력을 알리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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