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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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키다리 아저씨’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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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2-02-22 1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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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달군 우리 대표 선수들 못지않게 재계에서는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최고경영자(CEO)들이 화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자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과 올림픽 출전 선수 6명을 후원 중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그들이다.

    그동안 올림픽은 세계 기업들의 마케팅이 집중되는 대표적인 행사였다. 하지만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외교 갈등 등으로 기업들이 이전보다 다소 소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런 와중에도 KB금융과 제너시스BBQ그룹은 선수 지원 및 응원 마케팅에 집중하며 특별한 홍보 없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유망주 발굴에 진심인 윤종규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제공 · 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제공 · 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스타’가 아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 발굴과 저변 확대가 필요한 비인기 종목 선수 후원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긴 호흡으로 선수가 주니어 시절이나 무명일 때부터 후원하며 선수 역량을 키워주는 것. 특히 윤 회장은 후원 선수들과 소통에도 열심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선수들 생일에 피겨 수제 케이크와 축하카드를 보내고, 응원 전화나 카카오톡도 종종 한다”고 전했다.

    KB금융은 2006년 ‘피겨 여왕’ 김연아 후원을 시작으로 겨울스포츠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번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는 총 5개 종목 6명 선수를 후원한다. 피겨스케이팅 차준환·유영·김예림, 쇼트트랙 최민정, 스켈레톤 윤성빈, 봅슬레이 원윤종이 그 주인공. 이 중 최민정은 쇼트트랙 1500m 금메달, 1000m와 3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은 남자 싱글 5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프리스케이팅 182.87점과 쇼트프로그램 99.51점을 합쳐 총점 282.38점을 기록했다. 남녀 싱글을 통틀어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다.

    차준환 선수가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뉴시스]

    차준환 선수가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뉴시스]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준결선에서 역주하는 최민정 선수. [뉴시스]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준결선에서 역주하는 최민정 선수. [뉴시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여러 종목에 애정을 쏟은 윤 회장의 지원은 빛을 발했다. 당시 ‘스켈레톤 천재’로 불리는 윤성빈은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컬링 열풍을 가져온 여자 국가대표팀 ‘팀 킴’ 역시 올림픽에서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 회장의 비인기 종목 후원 뚝심은 육상과 수영, 기계체조 등 스포츠 기초종목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영선수 황선우에 대한 후원을 시작했고, 육상선수 박원진·비웨사·손지원·최명진·배윤진 등 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밖에 기계체조 여서정, KB은행 사격단 김민정,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등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여러 선수와 단체도 후원하고 있다.

    ‘치킨 연금’ 약속한 윤홍근 회장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 [사진 제공 ·제너시스BBQ]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 [사진 제공 ·제너시스BBQ]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치킨 사랑이 화제다. 쇼트트랙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금메달 획득 후 인터뷰에서 선수촌으로 돌아가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치킨 먹고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답했다. 피겨스케이팅 차준환은 싱글 경기를 마친 다음 날 인터뷰에서 “솔푸드가 치킨”이라고 말했으며, 쇼트트랙 최민정은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은메달도 평생 치킨 먹을 수 있나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선수들의 치킨 발언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자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열일’ 중인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을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황대헌에게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하며 ‘치킨연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최민정에게는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다면 평생 치킨권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윤홍근 회장(뒷줄 가운데)과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팀 킴’이 함께한 모습. [윤홍근 인스타그램]

    윤홍근 회장(뒷줄 가운데)과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팀 킴’이 함께한 모습. [윤홍근 인스타그램]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 선수. 윤홍근 회장은 황 선수에게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했다. [뉴시스, 사진 제공 ·BBQ]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 선수. 윤홍근 회장은 황 선수에게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했다. [뉴시스, 사진 제공 ·BBQ]

    윤 회장은 2020년 12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 취임했으며, 지난해 1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선수단장에 내정됐다. 국내외 체육 발전 기여도와 리더십, 스포츠에 대한 열정도 높이 평가됐다. 스포츠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05년 서울시스쿼시연맹 회장에 선임돼 국내 기업 최초로 스쿼시 실업팀을 창단했다.

    윤 회장은 1월 중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삼계탕과 닭곰탕을 포함한 간편식을 전달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통 큰 포상금 후원도 약속했다. 개인 종목 메달리스트에게는 금메달 1억 원, 은메달 5000만 원, 동메달 3000만 원이 지급된다.

    1월 31일 윤 회장은 올림픽 출전 선수단을 이끌고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 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hg_yoon5)을 통해 베이징 현지 소식을 전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선수들의 경기 근황과 선수단 응원 모습, 메달 딴 선수에게 대통령 축전을 전하는 모습 등이 소개돼 있다. 출전 선수들의 영양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상 종목은 장자커우, 썰매 종목은 옌칭 등 베이징과 떨어진 곳에서 열렸는데, 두 곳에도 선수들의 컨디션 향상을 위해 한식 도시락을 공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회장은 올림픽 초반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지자 선수단장으로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ISU)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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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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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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