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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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 가격은 전쟁보다 통화량이 좌우… 추가 상승 가능성”

배재한 대표 “금 가격은 2001년 이후 장기 상승 사이클… 은은 상대적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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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3-16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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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한 골드나라 대표. 지호영 기자

    배재한 골드나라 대표. 지호영 기자

    “금과 은 가격은 수요-공급 구조, 산업 수요,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정책, 투기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최근엔 투기적 수요가 붙어 1년 만에 4배 가까이 뛰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조정 폭이 큰 것이 당연하다. 은은 지금 슈퍼사이클 구간에 있다. 현재 금은비는 1 대 60~62 수준인데, 과거 상승기에는 1 대 45~46까지 내려간 적도 있다.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각국 통화정책·산업 수요로 금값↑”

    중동 사태 장기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도 마찬가지다. 전쟁 같은 위기 상황에선 일반적으로 가격이 급등하지만, 이번엔 달러 선호와 차익실현 매물이 맞물리면서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은 지난해 70% 상승해 올해 초 온스당 5500달러(약 800만 원)를 돌파했고, 은도 같은 기간 141% 올라 110달러(약 16만 원)를 넘어섰지만 현재는 80~9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3월 2일 금은 5400달러까지 급등한 뒤 하루 만에 5000달러 초반으로 밀렸고, 은도 93달러에서 84달러(약 12만 원)로 급락했다. 변동성이 높은 투자 환경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절대 실패 없는 금 투자’를 출간하고 유튜브 채널 ‘골드나라 배재한의 금토크’ 를 운영하는 배재한 대표에게 투자전략을 물었다.

    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금과 은 값이 주춤한 이유는 무엇인가.

    “금과 은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통화량이다. 전쟁은 단기적인 트리거 역할을 할 뿐이다. 이전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멕시코 카르텔과 그린란드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계속 존재했다. 미국과 이란 역시 전쟁 전부터 긴장도가 높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하루 정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 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

    통화량이라고 하면 달러와 관련 있나.



    “그렇다. 평상시엔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금 가격은 약세를 보인다. 이번 전쟁으로도 달러 인덱스가 96에서 99 수준까지 급등했다. 그 영향 때문에 금 가격 상승이 제한된 측면도 있다. 게다가 마두로 대통령 체포 때처럼 하루 만에 끝난 게 아니라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가 역시 20% 이상 급등했다.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때 급하게 달러를 써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심하면 모든 자산이 폭락하는 경우도 생긴다.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와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된 3월 9일 시장이 그런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이런 상황 이후 금 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추가 랠리를 이어간 사례가 많다.”

    지금은 조정 국면일 뿐, 또 오른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지금은 구조적 요인, 산업 수요, 지정학적 요인, 통화정책, 투기적 요인 가운데 특히 통화정책의 영향이 크다.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보다 금 보유를 늘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는 은까지 중앙은행 차원에서 매집 중이다. 금리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일정 범위에서 움직인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0을 중심으로 등락한다. 그러나 금은 어떤가. 역사적으로 2001년 이후 장기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은 단기 변동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은 가격 하한선 80달러 추정

    늘어난 산업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은 가격 상승폭은 매우 가팔랐다.

    “은은 오랫동안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조였다. 국제은협회(The Silver Institute)가 1990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월드 실버 서베이(World Silver Survey)’를 보면 2020년 이후부터 순은은 공급 부족 상태였다. 은은 구리나 금보다 전기 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첨단산업이 발전할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친환경 정책으로 태양광과 전기차 수요가 늘었는데 여기에도 은이 들어간다. 전쟁 역시 영향을 미친다. 드론과 미사일 등 군수 장비에도 은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 작전 초기 비용으로만 우리 돈 7조 원을 썼다는 소식이 있다. 한국 미사일을 빠르게 공급해달라는 요청도 있지 않았나.

    무엇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은 광산을 새로 개발하려면 7~15년이 걸린다. 그래서 은은 상당 양이 광산 부산물로 나온다. 아연 광산 부산물로 나오는 은이 약 27~30%이고, 구리 광석에서도 은이 나온다. 순수 은 광산에서 생산되는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많이 오른 만큼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과거와 달리 은 수요가 탄탄하다는 인식 때문에 투기적 수요가 붙어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 그만큼 조정 폭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중 패권 경쟁 영향으로 은 가격에 하방 지지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은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은 가격이 온스당 85달러일 때 상하이금거래소(SGE)은 시장에서는 96~97달러에 거래된다. 심할 때는 30달러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차익을 활용해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중국은 프리미엄을 이용해 자국으로 금과 은이 많이 유입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한다.

    미국도 대응하고 있다. 최근 핵심 광물 목록을 확대하면서 은도 포함했다. 또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통해 주요 광물 가격 하한선 논의도 진행 중이다. 가격선이 어디인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최근 은 가격이 8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금과 은, 5 대 5로 투자 시작

    최근 저가매수하려는 사람도 매장에 많은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투기 심리는 묘하다. 가격이 크게 오른 뒤에야 뒤늦게 큰돈을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은이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사람이 몰릴 것이다. 하지만 진짜 투자는 가격이 조용할 때 분할매수로 모아가는 것이다.”

    매도 타이밍은 어떻게 정하나.

    “금 투자를 주식이나 코인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올랐다고 바로 팔고 다시 사는 방식은 맞지 않는다. 금과 은은 저축이나 보험처럼 장기적으로 모아가는 자산이다. 예를 들어 자산 포트폴리오가 주식 6, 채권 4라면 모건스탠리는 채권 일부를 줄이고 귀금속 비중을 20% 정도로 늘리라고 권한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도 비슷한 전략을 제시한다. 결국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내가 후대에 남길 자산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선택지는 많지 않다. 부동산도 좋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금은 종이 화폐가 아닌 ‘리얼머니’이면서 동시에 상승 잠재력이 있는 자산이다.”

    요즘은 실물 금과 은에 투자하지 않고, 상장지수펀드(ETF)나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사실 실물 금이나 은을 사는 게 제일 좋고 경제적이다. 물론 한국거래소(KRX) 금시장도 있다. ETF 거래보다는 KRX에서 현물을 거래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그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현재 KRX 금시장 거래는 비과세다. ETF는 수익에 대해 15.4% 세금을 내야 하고, 해외 ETF나 선물 거래는 세금 부담이 더 크다.

    반면, 실물 금이나 은을 사면 이 같은 세금 문제가 없다. 게다가 중매 거래를 활용할 경우 안전한 물건을 합리적으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 산 실물 금이 200만 원이 됐다고 해보자. 일반 매도 방식이면 스프레드 때문에 170만 원 정도를 받게 된다. 반면 중매 거래를 활용할 경우 187만~188만 원 수준까지 협상이 가능하다. 이것이 실물 금과 은의 장점이다.”

    아직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은 금과 은 가운데 어떤 것을 먼저 사면 좋을까. 

    “금은비를 봐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엔 1 대 120까지 올라갔고, 지금은 1 대 60~62 수준이다. 2011년 은 가격이 고점을 찍었을 때는 1 대 30 수준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은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면 은 비중을 60~70%까지 늘릴 수 있다. 금과 은을 5 대 5로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이후 금은비가 1 대 30 이하로 내려가면 은 비중을 줄이고 금으로 갈아타거나 일부 현금화하면 된다.

    한 가지 일화를 좀 얘기하고 싶은데, 부산 엘시티에도 우리 매장이 있다. 서울로 치면 강남권 정도 부촌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근무할 때 7~8세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온 부모가 있었다. 명절에 받은 용돈으로 금을 한 돈씩이라도 사 모으는 방법을 가르쳤다. 아이 용돈인데 조금 저렴하게 구매할 방법은 없는지 등도 묻고 갔다.

    금에 투자하면 2등은 무조건 한다. 평균 수익률 이상은 따라간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손해를 안 본다. 코스피는 6000 갔는데 내 계좌는 -60%인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금에 투자하면 그럴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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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윤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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