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8일(이하 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 석유 저장고가 화염에 휩싸였다. 뉴시스
화물선에 레이더 붙인 ‘드론 항모’

미국 중부사령부는 3월 6일 이란 드론 항공모함 ‘샤히드 바게리’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중부사령부 X(옛 트위터) 계정 캡처
개전 닷새 만에 이란 방공망은 완전히 무력화됐다. 이때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非)스텔스 전투기, 폭격기, 공중급유기가 이란 영공을 놀이터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을 겨냥해 배치된 이란의 중거리탄도미사일도 개전 일주일 후 종적을 감췄다. 현재 이란의 발사체는 민간 트럭이나 트레일러로 위장한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또는 장거리 자폭 드론이다. 이마저도 발사되는 수가 점차 줄고 있다. 이란의 드론 공격에 주변 국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란군이 그간 자랑해오던 대규모 병력과 수많은 첨단무기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란 군사력은 원래 이렇게 약했을까. 이란은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와 함께 중동의 군사 강국으로 불린다. 신정 독재국가인 이란에는 군대가 둘 있다. 정규군으로서 국방부 통제를 받는 이슬람 공화국군과 신정 독재자 ‘라흐바르’ 직속 친위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다. 이란 정규군은 약 41만 명, IRGC는 상비군 약 30만 명에 예비군 약 60만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이란 상비군 규모는 주변 국가의
2~3배 수준이다. 이란 당국이 발표한 공식 자료만 놓고 보면 이란 군사력은 질적으로도 강력한 듯하다.
‘세계 최고 밀도’ 이란 방공망의 실체

2016년 8월 하산 로하니 당시 이란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바바르-373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둘러보고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GETTYIMAGES
이란 공군의 주력은 팔레비왕조 때 도입한 F-14 전투기 40여 대, F-4/5 계열 전투기 100여 대와 소련제 MIG-29 20여 대다. 이들 장비 가운데 눈에 띄는 게 이란이 자체 개발한 4세대 전투기 ‘코우사르’와 ‘아자라크쉬’다. 공군과 함께 방공 임무를 수행하는 방공군에는 러시아제 S-300PMU-2와 S-200, S-75, 부크, ‘이란판 S-400’으로 불리는 바바르-373, 코다드-3/15 등 중장거리미사일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밀집도로 배치돼 있다.
IRGC 항공우주군은 미사일을 전담으로 운용하는 부대다. 이들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파타 I·II부터 단거리탄도미사일(100~1000㎞)에 해당하는 파테-110, 라드-500, 젤잘-3, 나제아트, 데즈풀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함탄도미사일 칼리즈-파즈, 중거리탄도미사일(1000~2000㎞)로 분류되는 샤하브-3, 가드르-110, 아슈라, 세질, 에마드, 호람샤르-4와 순항미사일 호베이제, 하지 카셈 등 매우 다양한 미사일도 지녔다.
이처럼 이란 당국이 외부에 공개한 자국산 무기 스펙만 놓고 보면 이란군과 혁명수비대는 천하무적이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 오만만의 제해권을 완벽히 장악하고 이스라엘과 인근 미국 동맹국의 전략 요충지를 초토화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란은 2024년 10월,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전혀 막지 못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작정하고 달려든 이번 전쟁에선 개전과 동시에 최고지도자를 잃고 일주일 내내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 최강 군대를 보유했다는 이란군이 이토록 수세에 몰린 것은 ‘전투용 군대’가 아니라 ‘전시용 군대’였기 때문이다.
포토샵으로 만든 전투기

이란이 자력으로 개발했다고 공개한 4세대 전투기 ‘코우사르’. 1960년대 도입된 F-5를 개조해 이름만 바꾼 것으로 의심된다. 뉴시스
이란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의 실제 스펙을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에 영공을 뺏긴 이유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이란이 자체 생산한다는 4세대 전투기 코우사르, 아자라크쉬는 이름만 바꾼 F-5다. 이란제 스텔스 전투기 카헤르-313은 지상 전시용 모형만 존재한다. 이란은 이 전투기의 실제 비행 모습이라며 무단 도용한 풍경 사진에 카헤르-313을 포토샵으로 합성했다가 들통 난 바 있다.
공군과 방공군이 가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다양한 ‘자체 개발 지대공미사일’도 실전에서 작동한 적 없는 선전용 무기다. 이란은 S-400급 성능을 가졌다고 홍보한 국산 바바르-373이 있음에도 러시아와 중국에서 방공무기를 들여오려고 애썼다. 그들이 만든 방공무기 스펙이 허위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나마 실제 작동하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사거리 연장을 위해 30년 이상 노력했음에도 2500㎞ 벽을 넘지 못했다. 이란이 보유한 대다수 중거리미사일은 발사 준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액체연료 방식이다. 그만큼 기습 발사 효과가 떨어진다. 그나마 몇 종류 있는 고체연료 로켓은 수량이 적은 데다 위력도 약하다. 이란이 선전하는 미사일방어(MD) 체제 회피 기술이나 다탄두 기술, 극초음속 무기 기술도 실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란 군대는 국민을 지키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체제 선전 도구이자, 군사력 증강 명분으로 국가 예산을 권력자들 쌈짓돈으로 둔갑시키는 세탁실에 가깝다. 독재자 권위에 가끔 도전하는 시민들을 탄압할 수준의 무력만 있으면 충분한 이란 군대는 이번에 제대로 된 정규군의 공격을 받고 삽시간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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