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8년간 13명 사망… 국내 최대 방산업체에서 되풀이되는 인명 사고 

6월 1일 폭발 사고로 5명 숨져… 과거 법 위반 적발됐는데도 참사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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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6-05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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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현재 통제된 상태다. 뉴스1

    6월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현재 통제된 상태다. 뉴스1

    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8년 새 폭발 사고로 13명이 숨졌다. 6월 1일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미사일과 로켓 추진체를 생산·개발하는 곳이다. 이 사업장에서는 2018년,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각각 5명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사업장에서 8년 동안 세 차례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총 1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것이다. 대전사업장은 1987년 한화그룹이 국방과학연구소(ADD)로부터 인수해 40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35만㎡(약 11만 평) 규모로 580여 명이 근무한다.

    같은 사업장서 3번째 참사

    2018년, 2019년에 일어난 사고는 모두 안전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8년 5월에는 로켓 추진체에 추진제를 주입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추진제를 주입하는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작업자들이 추진제가 담긴 용기 밸브를 고무망치로 두드린 것으로 조사됐다. 폭발 위험이 큰 추진제에 충격을 가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현장 안전책임자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2월에는 로켓 추진체에서 추진제를 제거하던 중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졌다. 추진체 내부에 남아 있던 정전기가 화약과 반응하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정전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접지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사고 직후 대전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486건을 적발했다. 2019년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82건이 확인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는 ‘위험물 예방 규정 미이행’, 같은 해 6월에는 ‘소방시설 유지·관리 미흡’을 이유로 유성소방서가 각각 200만 원과 160만 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왼쪽)가 6월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왼쪽)가 6월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사후 대책 있었나가 관건

    이번 폭발 사고는 화약 물질을 세척하는 56동 세척 공실에서 일어났다. 당시 작업은 발사체 등에 남아 있는 화약 잔류물을 물 등으로 처리한 뒤 찌꺼기를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 나무 상자에 10㎏씩 담아 폐기하는 과정이었다. 한화 측은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관련 공정을 자동화했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세척 공정은 자동화하지 않아 근로자들이 직접 작업했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는데 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정확한 원인을 찾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는 “방산 사업장에서 덜 위험한 공정이 어디 있느냐”며 “회사가 안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추진제를 다루는 공정은 위험도가 높아 미세한 정전기만으로도 대형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에 닿으면 위험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일부 성분은 즉시 비활성화되지 않는다”며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추진제 자체뿐 아니라 금속 분말이나 반응성 화학물질은 물과 접촉할 경우 오히려 발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산업체 특유의 폐쇄성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켓과 미사일 추진체를 생산·개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보안시설이다.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되면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고 시설 관련 정보 공개도 엄격하게 통제된다. 이번 사고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 고용노동부는 합동 감식을 진행했지만 사고 원인을 규명할 폐쇄회로(CC)TV 영상은 확보하지 못했다. 실제 사고가 발생한 공실 내부에는 세척 공정을 기록하는 CCTV도 설치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가 5명 발생한 만큼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실제 처벌 여부는 회사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법이 정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재범 가중 규정 적용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앞선 두 차례 사고가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인 2022년 1월 27일 이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사한 사고가 과거 두 차례 발생했다는 점은 회사에 불리하다”며 “과거 사고 이후 충분한 개선 조치를 했는지, 평소 공정의 위험성을 얼마나 충실하게 평가했는지, 그 평가 결과에 따른 대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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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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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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