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4일 새벽 1시경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주민과 취재진 등이 몰려있다. 홍중식 기자
한 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고위 관계자가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및 투표 지연’ 사태에 대해 이튿날 기자에게 밝힌 심경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6월 3일 서울 강남(1곳), 송파(12곳), 광진구(1곳)의 투표소 14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들이 참정권 행사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본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전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이 송파구 가락2동, 잠실2동, 잠실4동, 잠실7동, 문정2동과 강남구 청담동, 광진구 구의3동에 있는 일부 투표소에서 “지금은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할 수 없다”는 안내에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이다.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투표용지가 오길 기다리다가 결국 투표하지 못 했다”, “오후 6시 전 도착한 이들에게 대기표를 나눠줬지만 그마저 부족해 못 받았다”는 등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6월 3∼4일 ‘투표용지 부족’과 관련해 총 135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3일 밤 중앙선관위 측은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투표용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수의 5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명했다. 투표용지 인쇄는 각 시·군·구 단위 선관위가 맡는다.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해당 지역 전체 선거인 수의 최소 50% 이상(국회의원, 대통령선거는 60% 이상)’ 기준을 토대로 지역마다 과거 투표율과 사전 투표율 등을 고려해 투표용지 인쇄 수량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선거로 견강부회는 안 돼”
전 중앙선관위 고위 관계자는 “투표용지 인쇄 물량은 기본적으로 시·군·구 선관위가 결정하며 시·도 선관위에서 이를 체크하는 구조로 알고 있다”면서 “투표용지를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의 문제인데, 이 과정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유권자들의 항의에 서울시 선관위가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3일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시한을 연장했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인근에는 주민과 유튜버 등이 모여들어 “개표 중단” “부정선거”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가 투표함 반출을 가로막아 4일 오후 3시 현재 투표함 2개가 개표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선거학회장을 지낸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석학교수는 “선관위의 선거 관리 자질 부족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일부 음모론자들의 ‘부정선거’ 주장처럼 사안을 견강부회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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