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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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美 국채금리 떨어지기 어려워… 파티 한창인 증시 출구 근처에서 춤춰라”

오건영 신한은행 단장 “AI 생산성 혁명 때까지 고금리·고물가는 뉴 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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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6-08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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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홍태식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홍태식

    “전쟁이 끝나든, 끝나지 않든 미국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높은 국채금리는 주가 상승 여력을 줄인다. 그렇다고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고금리를 견딜 수 없는 산업은 무너지지만, 성장률이 높은 산업은 영향을 덜 받는다. 주가 양극화가 더 가속화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데 대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의 평가다. 5월 19일(이하 현지 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5.20%까지 오른 끝에 연 5.18%에 마감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18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게 도달한 수치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해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장중 연 4.69%를 나타냈다. 미국-이란 종전 기대감으로 한동안 주춤하던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6월 5일 심리적 저항선인 30년물 5.0%와 10년물 4.5% 선에 다시 바짝 다가갔다(그래프 참조).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상향 가능성이 대두되고, 인공지능(AI)발(發) 랠리를 이어온 미국과 한국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쟁과 재정적자가 국채금리 밀어 올려

    오 단장은 “AI가 일으키는 생산성 혁명이 가시화할 때까지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시경제 일타강사’로 불리는 그는 현재 신한은행에서 투자전략·세무·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가 100명이 우수 고객을 위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단장을 맡고 있다. 오 단장을 만나 미국 국채금리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물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원인이 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은 중동 전쟁이다. 일반적인 전쟁은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워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중동 전쟁은 다르다.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유가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고,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국채금리를 높인다. 두 번째는 재정적자다. 전쟁은 막대한 재정 지출을 동반하는데, 미국이 이미 의회에 전쟁 예산 증액을 요청한 데다 앞으로도 무기 재고 보충을 위해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결국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더 많은 돈을 빌리려 하면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면 국채금리가 진정될까.

    “전쟁 이후에 대한 기대감도 국채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전쟁이 끝나면 AI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된다고 본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이후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 압력도 커진다. 전쟁이 끝나든, 끝나지 않든 채권시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하이어 포 롱거’가 지속될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왜 중요한가.

    “전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으로 인식된다. 어떤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고 연 5%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 기준점 자체가 높아지면 주식투자를 할 때 이보다 더 큰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서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데.

    “국채금리가 주가의 모든 부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높아진 금리가 발목을 잡더라도 영업이익률을 30%씩 기록하는 빅테크처럼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가 반면, 성장률이 취약한 기업은 이를 버티지 못한다. 주식시장 내에서 앞으로 종목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금리가 더 높아진다면 버티고 있는 산업마저 주가 상승률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각국 정부가 AI에 돈 쏟아붓는 이유

    영국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국채금리도 오르고 있다.

    “이 역시 중동 전쟁과 재정적자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의 시작점인 일본을 예로 들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자 재정지출 확대를 시사했고, 시장은 재정건전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하던 일본 국채금리가 오르기 시작하자 다른 나라 금리도 밀려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지출을 늘리는 각국의 재정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부채가 많을수록 채권자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기존 부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재정적자 문제는 해결될 수 있나.

    “부채의 절대 규모도 중요하지만 부채 대비 성장률이 이를 상쇄한다면 괜찮다. 빚이 1억 원 있더라도 연봉이 10억 원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인데, 부채 증가 속도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르면 부채 부담이 완화된다. 그래서 각국 정부가 부채를 줄이기보다 성장률을 높이려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 부담도 커지고 다시 금리 상승 요인이 되지 않나.

    “그렇다. 성장세가 커지면 수요가 늘고 물가도 상승한다. 그러면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AI를 통한 생산성 혁명을 꾀하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물가는 안정될 수 있다. 같은 인건비를 투입해 과거보다 훨씬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면 단위당 생산 비용이 크게 낮아진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AI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다. AI를 통해 성장률을 높이면서도 물가와 금리를 안정화하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AI가 그런 역할을 할 거라고 보나.

    “장기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범피 로드’(bumpy road·울퉁불퉁한 길)를 거쳐야 한다. AI 혁명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자본적 지출(CAPEX)를 늘릴 수밖에 없다. 철강, 구리 같은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기업들은 또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한다. 과거에는 빅테크가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 역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서는 물가와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모두가 AI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AI·반도체 주식이 오르는 이유다. 자산 가격이 오르면 이것이 다시 고금리·고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고금리·고물가가 이제 ‘뉴 노멀’이 된 것이다.”

    증시 호황 파티, 아직 집에 갈 때 아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동시에 자산 가격도 상승하면 괜찮은 것 아닌가. 

    “양극화가 가장 큰 문제다. 자산 가격 상승은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지만 물가 상승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국 경제도 겉으로는 단단해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생활비 부담 가능성(affordability)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이유다. 단기적으로는 양극화로 끝나겠지만 실물경제 지반이 흔들리면 결국은 시장 상단에 있는 이들도 경기침체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중동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물가 방어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만일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첫 번째 시그널은 뭘까.

    “소비자들이 높아진 물가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소비 경기 악화가 먼저 나타난다. 소매·유통 관련 업종이 밑바닥부터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또 경제의 약한 고리인 신흥국 시장에서 불안감이 고조된다.”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I 투자 시장은 분명히 과열된 측면이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허리는 지난 것 같다. 문제는 버블이 언제 꺼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고객들에게 자주 하는 비유가 있다. 지금은 재밌는 파티가 열리고 있다. 만약 집에 가버리면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티에 돈을 다 싸들고 가면 위험해진다. 그래서 ‘출구 가까이에서 춤추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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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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