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사 임직원들의 성과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1
“솔직히 나는 파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SK하이닉스와 비교를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 실적 80% 이상이 메모리 부문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만큼 보상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삼성전자 현직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되면서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도 인당 1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직장인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그간 임원들이 간간이 억대 성과급을 받곤 했으나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에 버금가는 성과급을 직원들이 받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2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3월 7일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57조2000억 원으로 발표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이익 순위가 올해 2위에서 내년 1위로 올라서며 엔비디아를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성과급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 DS 쏠림 우려
삼성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사업부별 초과이익의 20% 한도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로 제한돼 있다. 당초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1분기 잠정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하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 원)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서자 요구 수준을 영업이익의 15%로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97조5478억 원이다(그래프 참조).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약 44조6321억 원 이 할당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약 11조1000억 원)의 4배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 비용(37조7000억 원)보다 많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이 경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은 인당 성과급으로 세전 기준 평균 6억2000만 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노조 요구대로라면 최근 실적이 좋은 DS 부문, 특히 메모리사업부에 성과급이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전·TV·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성과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노조 측과 교섭이 결렬된 후 사측은 사내 공지를 통해 노조 요구안이 적용되면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이 불리해진다고 주장했다. 기존 연봉의 47%를 받았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지급률은 11%로 낮아진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4월 23일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생산라인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파업이 끝난 직후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도 시간이 걸려 고객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뉴스1
SK하이닉스, 영업이익 10% PS 재원으로
SK하이닉스 역시 고액 성과급 지급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임직원 성과급이 10억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기존 기본급 1000%로 제한됐던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실적이 개선될수록 성과급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국내 증권사 컨센서스(평균 예상치)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94조4330억 원, 내년은 235조5562억 원으로 예상된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인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증권은 2027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447조 원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PS 재원은 44조7000억 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직원 수 3만4500명으로 나누면 인당 12억9000만 원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SK하이닉스는 4월 23일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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