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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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탑, 솔로 앨범 ‘다중관점’으로 복귀

[미묘의 케이팝 내비]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입력2026-04-14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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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솔로 정규 앨범 ‘다중관점(ANOTHER DIMENSION)’을 발매한 빅뱅 출신 탑(T.O.P). 탑스팟픽쳐스 제공

    첫 솔로 정규 앨범 ‘다중관점(ANOTHER DIMENSION)’을 발매한 빅뱅 출신 탑(T.O.P). 탑스팟픽쳐스 제공

    4년 만의 복귀다. 솔로 음반으로는 무려 12년 반 만이다. 빅뱅(BIGBANG) 출신 탑(T.O.P)의 데뷔 후 첫 솔로 정규 앨범 ‘톱 스폿(TOP SPOT): 다중관점(ANOTHER DIMENSION)’ 발매는 여러 의미에서 참 반갑다. 그가 빅뱅 탈퇴 뒤 한동안 배우 활동에만 전념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11곡의 풍성한 볼륨은 탑의 음악을 그리워한 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만하다. 나사 몇 개가 엉뚱한 곳에 꽂힌 것처럼 비틀린 매력이 앨범 전체에 드리워져 있다. 종종 구수한 건지, 키치한 건지 모호하게 귓전을 간지럽히는 특유의 버릇도 앨범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우다가 후반부 ‘연극이 끝난 후’의 샘플링에서 크게 한몫을 한다. 비트 위에서 독특하게 리듬을 타며 연극 대사처럼 발음을 길게 찔러 넣는 버릇, 지분대는 듯한 말장난, 과장된 톤을 휙휙 오가는 연기력도 여전하다.

    수많은 논란, 서슬 퍼런 기세로 정면 돌파

    타이틀곡 ‘데스페라도(DESPERADO)’는 더블베이스와 느긋한 비트에 웨스턴풍의 스틸기타 연주를 얹어 어두운 긴장감을 잔뜩 형성한다. 그러고는 오토튠과 가성을 섞어 특유의 껄렁함으로 활보하다가 낮고 느리게 차근차근 말하기도, 문득 톤을 높여 활기를 주기도 하며 트랙의 호흡을 가뿐하게 휘두른다. 

    미니멀한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여성 배우에게 끝없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것은 구애의 장면이면서 동시에 면접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곡이 앨범에 등장하기까지 앞선 일곱 트랙이 일관된 주제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가사에 등장하는 “내 이십대 실패극” “주홍글씨” “쇼윈도” “각자 갈 길” 등은 대마초 사건부터 빅뱅 탈퇴, 소셜미디어에서 팬들과 벌인 설전 등 그를 둘러쌌던 여러 논란을 떠오르게 한다. 빅뱅 이름을 거론하며 고별선언(‘오바야(OVAYA)’)을 하기도 한다. 혹여 이 어두운 트랙들을 흔하디흔한 절망 서사로만 보지 않도록 첫 트랙에 뉴스 샘플을 길게 풀어놓기도 했다. 



    자신의 방황, 대중의 반목, 어쩌면 그가 음악으로 돌아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했던 날들, 그 모든 것을 탑은 정면 돌파하려 한다. 그래서 서슬 퍼렇게 휘두르는 기세가 있다. 그것은 “나만이 나를 이겨왔어”(‘나만이’)라며 끝내 자신에게서 해답을 찾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배경이다. 

    앨범은 일곱 곡에 걸쳐 과거사를 정리한 뒤 ‘데스페라도’를 기점으로 현재를 노래하기 시작한다. 그가 어떻게 지냈는지 대중이 세세히 알 자격이 있는 건 아니나, 이왕 털어놓기 시작한 마당에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도 인지상정일 듯하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는 그가 선택할 문제지만, 적어도 그의 현재와 미래는 새로운 작품으로 또 들려주길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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