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K-푸드 발효문화대전’(발효문화대전)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 보고 있다. 박해윤 기자
“평소 짜고 단 걸 즐기지 않아 집에서도 된장과 간장을 직접 담가 먹는데 그와 맛이 비슷할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팔아서 좋아요.”(65세 정영란 씨)
4월 3일 2026년 ‘K-푸드 발효문화대전’(발효문화대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4월 5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발효문화대전에는 110여개의 부스가 차려져 전국 각지의 김치와 장류, 젓갈류, 절임류 등 전통발효식품과 발효주, 발효소스, 발효간편식을 소개하고 판매했다. 발효식품과 관련한 세미나와 체험교실, 우리술 어워드에 선정된 술을 전시하는 발효 전시관에도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산물 이용한 전통 발효음식 선보여

4월 3일 오전 9시 30분경 발효문화대전이 열리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입장을 앞두고 줄을 서 있다. 박해윤 기자
오전 10시, 오픈과 동시에 시민들은 전국 각지의 음식을 소개‧판매하는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입구에 부스가 차려진 참기름 업체 미식상회와 전남 여수 특산물 갓김치를 파는 반찬다움 부스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미식상회 관계자는 “60년 넘게 이어온 방앗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짠 참기름과 들기름을 선보이고 있다”며 “많은 분들에게 신선한 기름 맛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갓김치뿐 아니라 국산 재료로 만든 알타리김치, 배추김치를 판매하는 반찬다움 관계자는 “저염으로 담가 김치가 짜지 않고 오래 보관해도 아삭함이 끝까지 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여수의 맛을 소개했다.
“김치, 된장, 고추장이 K-푸드의 힘입니다. 제 노래와 함께 우리 음식을 즐기고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날 오전 10시반에는 ‘미스트롯’ 시즌3에서 톱10에 오른 가수 윤서령이 축하 무대를 열어 분위기를 띄웠다. 관람객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다양한 식품을 맛보고 구입했다. “좀 더 많이 드렸어요”, “이건 서비스로 하나 드렸어요”, “와서 드셔보세요”라고 하는 정겨운 말들이 부스에서 전해졌다.
어머니와 함께 발효문화대전을 찾은 한옥진 씨(43)는 99홍도라지조청의 도라지청을 직접 시식한 후 구매했다. 한 씨는 “보통 도라지청은 매운 맛이 강한데 여긴 부드럽고 맛있다”며 “처음엔 장을 사려고 왔는데 다양한 상품이 많이 준비돼 있어서 둘러볼 맛이 난다”고 말했다.

4월 3일 오전 발효문화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박해윤 기자
고추장 직접 만드는 발효체험교실 열려
발효식품은 효모와 곰팡이 등 미생물의 작용으로 식품 성분이 분해되거나 새롭게 합성되며 만들어진 음식을 말한다. 발효에 관여한 미생물들이 음식물과 함께 몸에 들어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건강하게 유도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한국 전통 발효식품은 항염, 콜레스테롤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독특한 풍미가 맛을 더한다. 유네스코는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2024년 ‘장 담그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올해 발효문화대전에 참여한 업체들은 선조부터 내려오는 발효 문화에 지역 특산물을 더해 품격을 높였다. 전통주를 판매하는 정승환 향기품은수울섬 대표는 “어머니와 할머니가 60년간 술을 지으셨는데 그 노하우를 활용해 전남 보성에서 난 쌀로 탁주와 전통 소주를 만들고 있다”며 “증류주는 옹기에서 1년간 숙성시키는데, 보약을 만드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진안군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천연 재료로 만든 천연발효식초와 된장‧고추장을 판매하는 중소기업도 부스를 차렸다. 단야푸드앤바이오 관계자는 “직접 재배한 홍삼, 라벤더꽃, 적포도 등 다양한 천연작물을 발효해 식초를 만든다”며 “메주를 만드는데 정성을 기하고 전통 옹기에 숙성해 장맛이 포근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4월 3일 열린 발효문화대전 발효체험교실에서 오가피고추장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다. 홍중식 기자
발효의 과학과 효능에 초점을 맞춘 세미나도 함께 열렸다. 4월 3일에는 신동화 전북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가 ‘한국 장류의 과학과 문화’에 대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한반도 식문화의 뿌리는 고조선‧고구려‧발해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는 중국 식문화와도 크게 차이를 보인다”며 “튀김보다 끓임 위주의 한반도의 식문화는 발효 음식과 좋은 궁합을 이루며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4일에는 전북대 병원의 정수진 박사가 한국 장류의 건강 기능성을 의학적으로 들려주고, 5일에는 박선민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장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다양한 발효식품과 전통주를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발효문화대전은 4월 5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