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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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를 때 밑에서 밀어주는 느낌”… 세계 최초 ‘웨어러블 로봇’ 입어보니

무릎 받쳐주고 보폭 넓혀… 체력 부담 줄이는 중국 ‘하이퍼쉘’ 국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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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4-13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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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7일 오후 2시, 기자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하이퍼쉘 X 울트라 모델을 장착한 후 달리기를 하고 있다. 이상윤

    4월 7일 오후 2시, 기자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하이퍼쉘 X 울트라 모델을 장착한 후 달리기를 하고 있다. 이상윤

    “우와, 동화에 나오는 ‘저절로 춤추는 빨간 구두’를 신은 기분이에요.”

    세계 최초 야외용 웨어러블 로봇인 ‘하이퍼쉘 X’를 착용해본 직장인 이모 씨(33)의 소감이다. 중국 로봇 기업 하이퍼쉘이 개발해 국내에도 출시한 하이퍼쉘 X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사용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필요한 순간에 힘을 보태는 로봇이다. 다리에 힘이 부족한 고령자나 재활이 필요한 환자 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5’에서 모빌리티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감싸듯 착용하는 형태로 ‘아이언맨 로봇’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로봇이 밀어주는 걸음

    4월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기자가 직접 하이퍼쉘 X 울트라 모델을 착용하고 달리기와 계단 오르내리기를 반복해봤다. 착용법은 간단하다. 배터리와 모터가 달린 밴드를 허리에 차고, 허벅지 양쪽에 구동기를 부착하면 된다. 골반과 허리에 딱 맞게 조여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사용자의 성별과 키, 몸무게를 입력하면 개인에 맞는 설정을 안내해준다. 스마트폰이나 애플워치로 AI 모드와 강도를 바로 조절할 수 있다.

    배터리를 제외한 무게는 1.8㎏으로 착용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았다. 다만, 허벅지를 가로지르는 장치의 크기가 꽤 커 일반 의류 안에 입기는 어려웠다. 하얀색 바지 위에 장착한 로봇 장비가 도드라져 보여 한강을 찾은 시민들이 일제히 주목했다. 산책 중이던 어르신이 가까이 다가와 “그게 뭐냐”고 묻기도 했다.

    전원을 켜고 강도가 약한 에코모드를 작동하자 걸음걸이가 달라졌다. 발을 떼는 순간 다리 아래에서 튀어 오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보이지 않는 손이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추진력도 느껴졌다. 강도를 높이자 보폭이 커졌다. 코어 근육이 부족한 사람은 처음엔 휘청거리기도 한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반대로 피트니스 모드를 켜면 움직임이 무거워졌다. 다리를 들 때마다 저항이 걸리면서 허벅지 근육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런지 자세로 걸어보니 아령을 들지 않아도 하체 운동을 하는 것 같았다.



    하이퍼쉘 X 울트라 모델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이상윤

    하이퍼쉘 X 울트라 모델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이상윤

    비싼 가격은 장벽

    이번엔 강도가 센 하이퍼 모드를 켜고 1층부터 6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렸다. 로봇이 계단 동작을 인식했는지 한 계단씩 디딜 때마다 무릎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느껴졌다. 누군가 다리를 잡아 끌어올려주는 것 같았다. 로봇을 끄고 같은 구간을 다시 올라봤다. 한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기 시작했고, 다리가 금세 무거워졌다. 로봇을 착용했을 땐 1층에서 6층까지 1분 20초 만에 오르고도 호흡이 안정적이었지만, 로봇 없이는 1분 40초가 걸렸고 숨도 가빴다. 다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이날 한강공원에서 하이퍼쉘을 체험한 72세 A 씨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소 산책을 즐기지만, 무릎 인공관절 수술 이후 장시간 보행이 쉽지 않다는 그는 “걸을 때 다리를 받쳐주는 느낌이 들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역시 누군가 잡아주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A 씨는 “집에 가서 아들에게 사달라고 해야겠다”며 안내 팸플릿을 챙겼다.

    가격은 200만~300만 원대 수준이다. 울트라 모델은 329만 원, 프로 모델은 199만 원이다. 구입하기 어려운 사람은 빌려서 사용해볼 수 있다. 여의도 CU러닝스테이션 팝업스토어에서는 1시간에 각각 1만5000원, 1만 원에 대여할 수 있다. 판교 현대백화점 등에서도 체험이 가능하다. 국내 총판을 맡은 브이디로보틱스는 하이퍼쉘을 필두로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원익 부사장은 “향후 무릎 관절과 발목 관절에 특화된 후속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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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윤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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