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2월 16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 하면 기억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심판’뿐이다. 기억에 남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사람에게 미래를 맡겨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 후 정무조정실장을 맡아 이재명 대선 후보와 동행했고,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돼 선대위에서 선거 캠페인을 조율하고 있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인사’라는 평을 받아왔고, 최근 들어 신(新)이재명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강 의원은 이번 대선 최대 난관으로 ‘정권교체 민심’을 꼽았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선거 초반부터 초박빙 구도였다. 정권교체라는 흐름에서는 야당이 유리하지만, 여당에는 능력이 뛰어난 후보가 있다. 누가 위기의 한국을 이끌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진단했다.
尹, 유독 사이비 종교 밀착 증거 많아
윤 후보 관련 의혹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윤 후보는 부동시(두 눈 시력 차이가 큰 증상)로 군 면제를 받았는데 검사 임용, 재임용 당시 부동시가 아니었다고 판정 났다. 군 면제 의혹에 대해 질문을 계속하고 있지만 답변을 안 한다. 국민이 의혹을 가지는 사안임에도 왜 (해명을) 안 하는지 의문이다. 국군 통수권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고의로 군 면제를 받았다면 심각한 문제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도 아니다. 당장 병원에 가서 10분만 시간을 들여 확인해보면 된다.”
최근 윤 후보와 관련해 ‘무속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천지 문제가 가장 크다. 보수 언론이 신천지 고위 간부 증언을 보도하면서 시작된 사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증언이 나왔다. 홍준표 의원이 경선을 마치고 ‘그것 때문에 당심에서 진 것을 알았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법무부에서) 압수수색을 요구해도 ‘관련 자료가 확보돼 안 한다’고 했는데 이유가 드러났다. 신천지 측도 ‘(윤 후보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크게 보면 신천지가 국민의힘 경선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기독교 교단에서도 두고 보기 어려운 사안이다.”
윤 후보는 “강제수사를 하면 방역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입장을 반영해 영장 반려를 지시했다”고 해명했는데.
“이재명 후보는 결국 사법경찰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지 않았나. 관련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윤 후보의 해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기도 혹은 다른 기관에서도 못 했다면 검찰총장으로서 그러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했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집단적인 가입이 일어났다면 지역별 편차나 이런 것이 드러난다. 확인해봤는데 전혀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홍준표 의원이 답해야 할 사안이 아닐까. 건진법사, 소가죽 굿판에 (윤 후보 부부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걸린 것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할 때 유독 사이비 종교나 무속과 관련된 밀착 증거가 너무 많다. 신천지 신도 역시 전국에 퍼져 있지 않나. ‘지역 편중이 없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갖기는 힘들다.”
국민의힘은 소가죽 굿판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름이 적힌 연등도 행사장에 걸려 있었다”고 말한다.
“충청도 어느 절에 가도 대통령과 도지사 이름이 적힌 연등이 걸려 있다.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 붙이면 안 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나 그 부인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충청도에 있는 절에 걸린 경우는 없다. 특별한 관계라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일반 시민도 타로점 등을 많이 본다”고 말하는데.
“국민이 무속, 타로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대통령 되려는 사람이 그러면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때 ‘마스크를 쓰지 마라’고 했다. 아픈 사람만 마스크를 쓴다는 미국 관습이 판단 근거였다. 결국 전 세계에서 보건·의료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대통령이 무속을 믿으면 비슷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일반 사람이 심심해서 점을 보는 것과 등치해선 안 된다.”
대통령 명예 퇴진 전통 마련해야
강 의원은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통합을 말해야 할 때”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승승장구한 검사가 윤석열 후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2월 7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면서 “대통령은 수사에 관여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10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격하게 반응했다.“문제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원칙적 입장일 뿐이라고 하는데.
“윤 후보는 과거 적폐를 찾는 자리인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다. 대통령 역시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했다. 이후 검찰총장을 맡아 검찰 조직의 수장도 됐다. 문재인 정권 5년의 최대 수혜자가 ‘적폐 수사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기획 수사,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가족이나 측근의 비리가 밝혀진 것이 없다. 윤 후보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야권에서는 “정권이 검찰 수사를 막아 문제를 밝히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큰 과가 없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전통을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 넘게 나온다. 경제상황 역시 좋지 않다. 상대에 대한 수사를 이야기하면서 국론을 분열할 때가 아니다. 다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대선 후보라면 ‘전임 대통령의 능력과 사람을 활용해 국난을 극복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윤 후보는 ‘대통령 측근’을 문제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았나.
“상대에게 ‘문제가 없으면 조사받으면 될 일 아니냐’고 말하는 것은 협박 아닌가.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고 검찰총장의 언어다.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도 힘써주세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와주세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의 언어는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줘야 한다. 반면 검찰총장의 언어는 과거 문제를 파헤치고 원인을 찾아내는 데 치중한다.”
尹, 먹고사는 문제와 무관한 얘기 많이 해
2020년 3월 2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운데)가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평화의 궁전에 강제 진입한 후 다시 나오던 모습. [뉴스1]
“위기관리 능력이다. 코로나19 위기, 경제 위기, 기후 위기, 외교 위기 등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첫 번째다. 다음으로 국민 통합 능력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 국민이 통합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능력에 대해 두 후보 간 차이가 있나.
“코로나19 국면에서 지방자치단체 중 경기도의 대응이 제일 좋았다. 지역화폐 등으로 소상공인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 후보는 기후 위기에 대한 입장도 이전부터 충분히 밝혔다. 이 후보 지지층은 만 35세에서 60세 사이가 많다. 경제활동인구다. 반면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북핵 선제 타격, 사드 배치 등 먹고사는 문제와 무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권재창출이 될 경우 경제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재명 후보가 매번 싸우고 있지 않나. 지금의 경제수장과는 기조가 다르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부동층을 겨냥한 계획이 있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를 극복한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고, 탄핵정국을 극복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다. 지금 한국은 코로나19 위기와 경제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국민은 어떤 세력이 위기를 만들어왔고, 반대로 어떤 세력이 이를 극복해왔는지 잘 알 것이라고 본다. 이재명 후보와 같이 경험이 탄탄하고 준비된 사람이 나설 차례임을 널리 알리려 한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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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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