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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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압력’인데 인사 협의가 웬 말

  • 입력2006-10-2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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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사(解決士).’ 우리는 어렵고 힘든 일이나 채무 따위를 대신 맡아 해결해주는 사람들을 이렇게 부른다. 그들이 지향하는 공간은 주로 사회의 음지(陰地)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도 비슷한 부류의 동지(同志)들이 사는 모양이다. 지난 수개월간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어온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감사 선임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 인사수석비서관실의 인선과정 개입 사실을 보면서 퍼뜩 떠오른 것이 바로 해결사다.

    청와대는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내세워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은 안 되고, 가능하면 부산 사람”이라는 감사 선임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특정 인물(40대 부산 출신 공인회계사)까지 추천해놓고도 그동안 제기돼온 외압 의혹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거래소 감사 문제는 거래소에서 알아서 할 일.” “청와대는 증권거래소 감사 선임 문제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의뢰인의 모습이다. 받아 올 채무액과 상대방을 특정해준 뒤 혹 ‘해결의 실패’에 봉착하면 발뺌하기 일쑤인 것이 의뢰인의 생리 아니던가.

    벌써 몇 번째인가. 뻔한 레퍼토리가 지겹기 그지없다. 청와대는 인선을 위한 ‘정당한 협의’였을 뿐 ‘외압(外壓)’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압력’으로 받아들일 정도였다면 그건 분명 외압이다. 압력을 넣지 말든가, 외압 방식을 쥐도 새도 모르게 바꾸든가. 그것도 해결사에게 맡기면 되지 않나?



    일부 대기업 식품업체들은 스스로 ‘대(大)’자를 떼어내야 한다. 기부랍시고 푸드뱅크에 제공한 식품 76여 억원어치가 기부 당일에 유통기한이 3일 이하로 남았거나 이미 기한을 넘긴 것이라고 하니 참으로 몹쓸 짓이다. 폐기 처분해야 할 식품을 복지시설 수용자와 저소득층의 입에 그대로 들이부은 꼴이니, ‘무상 기부’는 허울뿐인 미명(美名)이었던 셈.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두부 제조용 원료 콩 100%가 사실상 GMO(유전자재조합식품)라는 한 국회의원의 주장도 나왔다. 2003년부터 2년간 GMO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검사대상인 두부 제조용 콩 39개 전부에서 GMO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내가 먹는 두부에 인체에 유해한지 아닌지 아직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GMO가 들어 있는지의 여부조차 가릴 수 없는 까막눈 세상. 믿을 대상 하나 변변찮은 험로(險路)다.

    그렇다고 먹을거리까지 간난(艱難)해서야 되겠는가. 문제의 식품업체들에게 ‘기부’하고 싶은 음식이 있다. ‘유통기한을 넘겼거나 임박한 두부’다. 어떤가? 최적의 조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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