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핌 베어벡(50)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 운용이 도마에 올랐다. 5차례의 A매치에서 거둔 성적은 2승2무1패(14골5실). 대만전에서 2차례 승리했을 뿐 이란, 가나, 시리아에게는 졸전을 거듭했다. 9월6일 이란전에서 다 잡은 승리를 후반 막판에 수비수의 실수로 동점골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지만, 10월11일 시리아를 상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1대 1로 비기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뿐 아니라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과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통합 운영하는 중책을 베어벡 감독에게 맡겼다. 두 차례의 월드컵 경험을 바탕으로 유망주를 찾아내 세대교체의 징검다리를 놓아달라는 요구였다.
시리아·이란전서 공격수 늘리기 ‘머뭇’
참모 티를 아직 벗어던지지 못한 탓일까? 베어벡 감독은 소심한 전술 구사로 승리를 챙겨오지 못하고 있다. 그를 보좌하는 압신 고트비(42), 홍명보(37), 코사(42) 코치 역시 지도자 경험이 일천하다.
전문가들은 코칭스태프의 경험 부재가 팀 빌딩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베어벡 감독이 아시아경기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뒤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호흡을 가다듬고 곰곰이 따져보자.
베어벡 감독은 두 번의 월드컵에서 참모 역할을 탁월하게 해냈다. 그러나 최근 4개월간 보여준 베어벡 감독의 지도력은 참모 수준을 넘지 못했다. 특히 팀 분위기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베어벡 감독은 1981년 스파르타 로테르담(네덜란드) 청소년팀 감독을 시작으로 26년째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A대표팀으로는 2003년 12월 네덜란드령 안틸러스를 지도한 바 있으나 6개월에 불과해 실질적인 A대표팀 사령탑은 한국이 처음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여전히 좋은 수석 코치에 머물 뿐이다. 베어벡 감독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보좌하다가 잉글랜드 신임 감독에 오른 스티브 매클라렌과 처지가 비슷하다. 매클라렌은 마케도니아에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크로아티아에 0대 2로 패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축구는 살림꾼이 아니라 때로는 거칠고 흥분하는 열정적인 리더를 원한다. 참모는 조언을 하지만, 지도자는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부임한 지 갓 100일이 넘었을 뿐이다.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그러나 ‘팀을 건설해가는’ 과도기라면 승패 여부를 떠나 화끈하게 맞부딪쳐야 하지 않았을까?
베어벡 감독은 시리아전에서 선수교체를 하지 않았다. 그것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며, 기다림을 선택했다는 그의 말을 존중한다. 다만 ‘모험’ 대신 ‘기다림’을 선택한 게 안타까울 뿐이다.
시리아전에서 중앙에서의 공격 숫자가 부족한데도 2선에 있던 미드필더들에게 가세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은 자신감의 결여를 의미한다.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에서도 수비로 일관하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공격 숫자를 늘리는 일에 머뭇거렸다.
축구 감독은 승부를 걸어야 할 때를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어야 한다. 베스트일레븐을 구성해 경기장에 내보냈다고 해서 모든 일을 마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은 승부보다는 아시안컵 ‘티켓’에 지나치게 치중했다.
베어벡 감독이 가나전 라인업을 23세 이하 선수로 구성한 것은 박수칠 말한 일이다. 한국 축구가 더욱 멀리 바라보고 뛰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결정은 옳았다. 이종민, 오장은, 염기훈 등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선수들은 강호 가나를 상대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과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한국 축구는 2002한일월드컵을 마친 후 세대교체 시기를 놓쳤다. 눈앞의 승리에 급급하다가 뒤늦게 국내파 유망주로만 경기를 치른 게 2004년 12월19일 독일전이었다. 패배가 자명해 보였던 이날 한국은 전차군단 독일을 3대 1로 제압했다. 한일월드컵이 끝난 지 2년 6개월 뒤에 이뤄진 실험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분산 운영체제였다. 아시아경기대회는 박항서 감독(현 경남 감독)이 맡았고, 그 배턴을 이어받아 김호곤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 올림픽팀을 지도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분산 운영은 대표팀 간의 이해충돌을 야기하면서 세대교체의 걸림돌이 됐다.
젊은 피 세대교체 물꼬는 ‘긍정 평가’
이런 점에서 베어벡 감독 중심의 통합운영은 긍정적이다. 베어벡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이 끝난 지 4개월 만에 새로운 유망주들만으로 A매치를 치러내며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 그는 “선배들과의 경쟁을 통해 최고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쾌독파차(快犢破車), 성질이 거센 송아지는 이따금 자신이 끄는 수레를 부수지만 커서는 장쾌한 소가 되는 법이다. 이 고사성어는 현재 핌 베어벡 감독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구교체’에 걸맞은 표현이다. 비록 지금은 미숙한 경험과 기량으로 우왕좌왕하지만 베어벡의 ‘젊은 소’들은 가깝게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와 2008베이징올림픽, 멀게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주축이 되어야 한다.
베어벡 감독은 유망주들과 함께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첫 심판대에 오른다. 무엇을 개선해서 보여줄 것인가? 베어벡 감독 앞에 놓인 숙제가 산더미다.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뿐 아니라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과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통합 운영하는 중책을 베어벡 감독에게 맡겼다. 두 차례의 월드컵 경험을 바탕으로 유망주를 찾아내 세대교체의 징검다리를 놓아달라는 요구였다.
시리아·이란전서 공격수 늘리기 ‘머뭇’
참모 티를 아직 벗어던지지 못한 탓일까? 베어벡 감독은 소심한 전술 구사로 승리를 챙겨오지 못하고 있다. 그를 보좌하는 압신 고트비(42), 홍명보(37), 코사(42) 코치 역시 지도자 경험이 일천하다.
전문가들은 코칭스태프의 경험 부재가 팀 빌딩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베어벡 감독이 아시아경기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뒤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호흡을 가다듬고 곰곰이 따져보자.
베어벡 감독은 두 번의 월드컵에서 참모 역할을 탁월하게 해냈다. 그러나 최근 4개월간 보여준 베어벡 감독의 지도력은 참모 수준을 넘지 못했다. 특히 팀 분위기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베어벡 감독은 1981년 스파르타 로테르담(네덜란드) 청소년팀 감독을 시작으로 26년째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A대표팀으로는 2003년 12월 네덜란드령 안틸러스를 지도한 바 있으나 6개월에 불과해 실질적인 A대표팀 사령탑은 한국이 처음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여전히 좋은 수석 코치에 머물 뿐이다. 베어벡 감독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보좌하다가 잉글랜드 신임 감독에 오른 스티브 매클라렌과 처지가 비슷하다. 매클라렌은 마케도니아에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크로아티아에 0대 2로 패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축구는 살림꾼이 아니라 때로는 거칠고 흥분하는 열정적인 리더를 원한다. 참모는 조언을 하지만, 지도자는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부임한 지 갓 100일이 넘었을 뿐이다.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그러나 ‘팀을 건설해가는’ 과도기라면 승패 여부를 떠나 화끈하게 맞부딪쳐야 하지 않았을까?
베어벡 감독은 시리아전에서 선수교체를 하지 않았다. 그것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며, 기다림을 선택했다는 그의 말을 존중한다. 다만 ‘모험’ 대신 ‘기다림’을 선택한 게 안타까울 뿐이다.
시리아전에서 중앙에서의 공격 숫자가 부족한데도 2선에 있던 미드필더들에게 가세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은 자신감의 결여를 의미한다.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에서도 수비로 일관하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공격 숫자를 늘리는 일에 머뭇거렸다.
축구 감독은 승부를 걸어야 할 때를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어야 한다. 베스트일레븐을 구성해 경기장에 내보냈다고 해서 모든 일을 마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은 승부보다는 아시안컵 ‘티켓’에 지나치게 치중했다.
베어벡 감독이 가나전 라인업을 23세 이하 선수로 구성한 것은 박수칠 말한 일이다. 한국 축구가 더욱 멀리 바라보고 뛰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결정은 옳았다. 이종민, 오장은, 염기훈 등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선수들은 강호 가나를 상대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과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한국 축구는 2002한일월드컵을 마친 후 세대교체 시기를 놓쳤다. 눈앞의 승리에 급급하다가 뒤늦게 국내파 유망주로만 경기를 치른 게 2004년 12월19일 독일전이었다. 패배가 자명해 보였던 이날 한국은 전차군단 독일을 3대 1로 제압했다. 한일월드컵이 끝난 지 2년 6개월 뒤에 이뤄진 실험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분산 운영체제였다. 아시아경기대회는 박항서 감독(현 경남 감독)이 맡았고, 그 배턴을 이어받아 김호곤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 올림픽팀을 지도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분산 운영은 대표팀 간의 이해충돌을 야기하면서 세대교체의 걸림돌이 됐다.
젊은 피 세대교체 물꼬는 ‘긍정 평가’
이런 점에서 베어벡 감독 중심의 통합운영은 긍정적이다. 베어벡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이 끝난 지 4개월 만에 새로운 유망주들만으로 A매치를 치러내며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 그는 “선배들과의 경쟁을 통해 최고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쾌독파차(快犢破車), 성질이 거센 송아지는 이따금 자신이 끄는 수레를 부수지만 커서는 장쾌한 소가 되는 법이다. 이 고사성어는 현재 핌 베어벡 감독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구교체’에 걸맞은 표현이다. 비록 지금은 미숙한 경험과 기량으로 우왕좌왕하지만 베어벡의 ‘젊은 소’들은 가깝게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와 2008베이징올림픽, 멀게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주축이 되어야 한다.
베어벡 감독은 유망주들과 함께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첫 심판대에 오른다. 무엇을 개선해서 보여줄 것인가? 베어벡 감독 앞에 놓인 숙제가 산더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