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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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투사 로켓을 어이할꼬”

레바논전쟁 중 4000여 기 공격받고 ‘혼쭐’ … 중단된 요격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다시 주목

  • 이스라엘=남성준 통신원darom21@hanmail.net

    입력2006-10-18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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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레바논전쟁 중 이스라엘을 위협한 최대 무기는 핵탄두나 생화학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카투사 로켓이었다. 무려 4000여 기가 떨어져 후방을 유린했다. 33일간 지속된 전쟁에서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하루 평균 100여 기, 최대 240기까지 집중적으로 떨어져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북부지역 주민들은 남쪽으로 피난 가거나 지하대피소에서 생활해야 했다.

    후방이 유린되어 공황 상태에 빠지면 전방에 전투력이 집중될 수 없다. 후방에서 질서와 경제활동이 유지돼야 이를 바탕으로 전선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카투사 같은 단·중거리 탄도무기의 위협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후방의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동 개발하던 미국 손 떼자 ‘흐지부지’

    이스라엘에서 단·중거리 탄도무기에 대한 해결책이 요구된 것은 북쪽 국경에서 헤즈볼라의 카투사 공격이 거셌던 1994년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제시된 단·중거리 로켓 요격시스템 가운데 레이저포에 주목했고, 96년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펜타곤이 이 프로젝트에 부여한 코드명은 ‘노틸러스’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회의적이었고, 2000년 IDF(이스라엘 방위군)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함으로써 더 이상 헤즈볼라의 카투사가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미국 측이 2003년부터 연구개발비를 대폭 삭감하더니 결국 지난해 이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에 이르렀다. 당초 연구개발비의 3분의 2를 부담하기로 했던 미국이 지원을 중단하자 프로젝트도 사장돼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중단됐던 노틸러스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카투사 말고도 이스라엘이 단·중거리 탄도무기에 대한 요격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가자지구 내에서 하마스가 쏘아올리는 까쌈 로켓 때문이다. 2000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 이후 이스라엘 쪽으로 날아온 까쌈 로켓은 1000여 기에 달하고 20여 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뾰족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스템 개발의 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전문가들이 꼽는 단·중거리 탄도무기의 요격시스템 개발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기술력의 문제다. 카투사나 까쌈 같은 사정거리가 짧고 크기도 작은 로켓을 요격하는 기술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실효성의 문제다. 요격시스템을 개발한다 해도 수백 발씩 한꺼번에 날아오는 로켓 중 과연 몇 퍼센트나 요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셋째, 경제성의 문제다. 연구개발과 시스템 유지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면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다. 총알을 요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보다 그냥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는 편이 훨씬 쉽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것과 마찬가지다.

    요격시스템 무기 레이저냐 미사일이냐

    현재 다시 주목받고 있는 노틸러스는 미사일이 아닌 레이저를 이용한 요격시스템이다. 레이저는 광선이기 때문에 미사일이나 로켓보다 훨씬 빠르다. 따라서 미사일보다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다. 또한 연구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레이저포 1발당 1000~3000달러 정도가 소요돼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이 적게 든다.

    카투사 로켓의 대당 제작비용은 3000~ 5000달러다. 지난해까지 노틸러스 개발에 이미 4억 달러가 투입됐다. 노틸러스 개발을 담당했던 미국의 노트럽 그루먼사는 향후 1억5000만 달러가 추가 투입되면 18개월 내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에 적극 로비하고 있다. 노트럽 그루먼사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소련의 미사일을 우주 공간에서 요격하는 ‘우주전쟁’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했던 이스라엘은 이때의 경험으로 중·장거리 미사일 요격미사일인 애로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미사일을 이용한 요격시스템에 대한 타당성 조사도 벌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있는 애로우 미사일은 시리아의 스커드 미사일과 이란의 시하브 미사일에 대비한 요격미사일이다. 이 기술을 적용해 단·중거리 탄도무기에 대한 요격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주안점이다. 노틸러스와 달리 이미 존재하고 검증된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연구개발비가 노틸러스의 4분의 1 수준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개발에 성공해 실전 배치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대당 미사일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2년 전 요격미사일 시스템 개발 업체들을 대상으로 단·중거리 미사일 요격미사일에 대한 제안서를 공모한 바 있다. 이 중 미국의 레이테온사와 이스라엘의 라파엘사가 공동으로 제출한 제안서가 신중하게 검토됐다. ‘스터너(Stunner)’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사정거리 50~200km에 이르는 단·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시스템이다. 레이테온의 패트리엇 미사일 기술과 라파엘이 만드는 공대공 미사일 파이톤의 기술을 혼합해 개발하려는 이 시스템은 연구개발비 2억5000만 달러에 미사일 대당 가격이 50만 달러이고, 2011년 이후에나 개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든 미사일이든 현재까지는 단·중거리 탄도무기를 완벽하게 요격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이스라엘의 고민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르면 올해 말 어떤 시스템을 채택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를 둘러싼 각국 군수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투사 로켓이란?

    2차 대전 때 소련이 개발 … 사정거리 45km의 중·단거리용


    이스라엘 “카투사 로켓을 어이할꼬”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카투사 로켓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카투사 로켓은 제2차 세계대전 초 소련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자체 추진장치가 부착된 다연발 로켓이다. 공식 명칭은 BM계열 로켓이나, 당시 전선으로 떠난 애인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심정을 노래한 최고 히트곡 ‘카투사’에서 애칭을 따왔다. 카투사에 의해 막대한 타격을 입은 독일군은 이 로켓을 ‘스탈린 오르겔(스탈린 오르간)’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는데, 로켓의 발사 시 소리와 발사대 모양이 파이프오르간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BM-13, BM-8, BM-31 등이 초기에 개발된 모델로 최초 모델인 BM-13의 경우 길이 180cm. 구경 132mm, 무게 42kg, 탄두 무게 22kg으로 사정거리가 5km 남짓이었다. 이후 개량을 거듭해 사정거리와 탄두 무게가 대폭 향상됐는데, 이번 레바논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한 이란제(制) 파즈르-3도 카투사 BM-21 모델은 사정거리 45km에 탄두 무게가 50kg에 이른다. 역시 카투사의 개량 모델인 파즈르-5의 경우 사정거리가 75km에 달한다.

    카투사 로켓은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지만, 이번 전쟁에서처럼 인구밀집 지역에 집중 발사되면 후방을 효과적으로 교란할 수 있다. 제작이 간단하고 한꺼번에 수십 발씩 발사할 수 있는 데다 발사대를 트럭, 트랙터, 탱크, 열차, 함정 등 다양한 이동체에 설치할 수 있어 발사 후 신속히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고의 방공레이더 시스템과 공군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이 효과적으로 카투사의 발사 지점을 찾아내 폭격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카투사 로켓의 다양한 모델이 주로 제3세계 국가들에 수출됐는데 이들 중 일부 국가는 이를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나라가 북한과 이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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