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좌).이승철(우).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을 비롯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비, 비의 강력한 라이벌 세븐 등 초대형 스타들은 물론이고 성시경, 빅마마, 이정현, 마야 등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스타 가수들이 대거 앨범을 출시했다. 9월 말부터 10월 초에 걸쳐 앨범을 발표한 이승철, 동방신기, 박기영, 장윤정, MC몽, 박정아 등을 포함하면 웬만한 가요계 스타들이 가을을 맞아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븐
스타 가수들의 앨범 발표가 가을로 집중된 이유는 음반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서 제작자들이 시장 집중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가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시기에 집중적으로 앨범을 발표해 음반시장의 파이를 키워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올해의 경우에는 특히 6월과 7월에 독일월드컵이 개최되었기 때문에 여름 시장을 피해 음반시장이 가을로 몰렸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한편으론 ‘가요계 양극화’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작 및 유통, 홍보, 방송 활동 등에 한계가 있는 제작자들이 스타 가수들만을 위한 시장 전략으로 가요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 스타 가수들이 한꺼번에 밀려 나오다 보니 신인 및 비인기 가수들이 방송을 통해 홍보 활동을 펼칠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음원 유통 수익을 노리는 대기업 자금이 대거 스타 가수들에게 투입되면서 이들의 제작 환경은 한층 여유로워진 반면, 신인 가수들의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는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 중견 가요 제작자는 “현재 가요계 시스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수는 20팀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에게만 돈(투자)이 몰리고, 넉넉한 자금으로 완성도를 추구한 앨범은 돈을 번다. 여기서 소외된 가수들은 앨범을 발매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라고 말했다.
스타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가을에 벌어질 가요계 ‘별들의 전쟁’에 팬들은 환호한다. 그러나 이는 음반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소수의 스타들이 빛을 발하는 동안, 이들에 가려진 대다수 가수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