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에 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는 2006년 8월 출간 9개월 만에 100만 부를 돌파했다. 그리고 탈이 났다. 10월11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출판번역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의 입을 빌려 “‘마시멜로 이야기’는 정지영 아나운서가 아니라 김아무개 씨가 번역한 것이고, 정 아나운서는 이름만 빌려주었다”며 대리번역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출판사인 한경BP 측은 “너무 잘나가니까 배가 아파서 출판계에 그런 소문이 도는 것 같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당사자인 정 아나운서는 “출판사로부터 원서와 함께 초벌 번역된 원고를 받아서 참고하며 번역을 다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마이뉴스에 후속 기사가 나왔다. 이번에는 그 책을 처음 번역했다는 김 씨가 직접 입을 열었다. 출판사가 ‘마시멜로’는 선인세를 많이 준 책이어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 한다고 했고, 계약서에 대리번역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로 한 조항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이후 여러 언론이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의혹 소식을 다루면서 일파만파가 됐다. 다시 출판사 측의 해명. “김 씨가 번역을 시작했지만 정지영 씨가 여성적 취향과 감각으로 다시 번역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정 씨에게 원문을 보내 번역을 의뢰했다.” 즉, 번역은 두 사람 모두 했지만 최종적으로 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의 번역자는 정 아나운서라는 것이다.
이 공방을 지켜보고 있자니 지난해 ‘마시멜로 이야기’의 출간 당시가 떠올랐다. 대형 서점마다 정 아나운서를 앞세워 ‘마시멜로 이야기’ 마케팅을 해서 처음에는 정 아나운서가 직접 책을 쓴 줄 알았다. 저자도 아닌 번역자가 수차례 사인회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기도 했다. 어쨌든 ‘마시멜로 이야기’는 호아킴 데 포사다라는 낯설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 대신 정지영의 마시멜로로 사람들에게 각인됐고, 그 후광으로 100만 부를 판매했다. 새로운 출판마케팅 기법이 주효한 것이다.
그러나 ‘마시멜로 이야기’의 밀리언셀러 등극에 모두 박수만 친 것은 아니다. 이번 의혹이 제기되기 직전 일본문학 번역가인 권남희 씨는 ‘번역하는 아나운서’라는 칼럼(국민일보 9월25일자)에 이렇게 썼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또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지 않느냐고. 좋지 않다.”
‘마시멜로 이야기’의 밀리언셀러 등극이 오로지 정 아나운서의 후광 때문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진짜 번역자라고 주장한 김 씨가 “사실 이렇게 팔릴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1만 부나 나갈까 싶었다. 원서의 문장력도 좀 그렇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도 그렇고 해서…”라고 한 대목은 씁쓸하다. 그렇다면 10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순전히 지적이고 예쁜 아나운서 얼굴을 보고 이 책을 집었다는 말인가? 김 씨는 “의리나 신의 때문에 1년 동안 대리번역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차라리 끝까지 밝히지 말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의혹은 출판계가 감추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오마이뉴스에 후속 기사가 나왔다. 이번에는 그 책을 처음 번역했다는 김 씨가 직접 입을 열었다. 출판사가 ‘마시멜로’는 선인세를 많이 준 책이어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 한다고 했고, 계약서에 대리번역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로 한 조항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이후 여러 언론이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의혹 소식을 다루면서 일파만파가 됐다. 다시 출판사 측의 해명. “김 씨가 번역을 시작했지만 정지영 씨가 여성적 취향과 감각으로 다시 번역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정 씨에게 원문을 보내 번역을 의뢰했다.” 즉, 번역은 두 사람 모두 했지만 최종적으로 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의 번역자는 정 아나운서라는 것이다.
이 공방을 지켜보고 있자니 지난해 ‘마시멜로 이야기’의 출간 당시가 떠올랐다. 대형 서점마다 정 아나운서를 앞세워 ‘마시멜로 이야기’ 마케팅을 해서 처음에는 정 아나운서가 직접 책을 쓴 줄 알았다. 저자도 아닌 번역자가 수차례 사인회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기도 했다. 어쨌든 ‘마시멜로 이야기’는 호아킴 데 포사다라는 낯설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 대신 정지영의 마시멜로로 사람들에게 각인됐고, 그 후광으로 100만 부를 판매했다. 새로운 출판마케팅 기법이 주효한 것이다.
그러나 ‘마시멜로 이야기’의 밀리언셀러 등극에 모두 박수만 친 것은 아니다. 이번 의혹이 제기되기 직전 일본문학 번역가인 권남희 씨는 ‘번역하는 아나운서’라는 칼럼(국민일보 9월25일자)에 이렇게 썼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또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지 않느냐고. 좋지 않다.”
‘마시멜로 이야기’의 밀리언셀러 등극이 오로지 정 아나운서의 후광 때문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진짜 번역자라고 주장한 김 씨가 “사실 이렇게 팔릴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1만 부나 나갈까 싶었다. 원서의 문장력도 좀 그렇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도 그렇고 해서…”라고 한 대목은 씁쓸하다. 그렇다면 100만 명이 넘는 독자들이 순전히 지적이고 예쁜 아나운서 얼굴을 보고 이 책을 집었다는 말인가? 김 씨는 “의리나 신의 때문에 1년 동안 대리번역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차라리 끝까지 밝히지 말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의혹은 출판계가 감추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