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7일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한 아이에게 축복을 내리고 있다. 당시 교황은 즉위 후 세 번째 방문국이자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찾았다.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로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 즉위 이후 줄곧 약자 편에 섰다.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이는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으로 가난한 자들의 성자로 불리는 성 프란치스코를 본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났고, 2023년에는 가톨릭 사제가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집전해도 된다는 문서를 승인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철도 회사에서 일하는 회계사였고 어머니는 주부였다. 10대 시절 프란치스코 교황은 축구와 춤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남동생 오스카 아드리안 베르고글리오의 어릴 적 모습.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나 사제의 길을 걷기로 하고 신학교에 입학했다.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한 후 인문학과 철학, 신학을 공부했으며,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사진은 서품을 받기 3년 전인 1966년 신학생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안치된 관은 4월 23일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돼 일반 조문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4월 26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5시)에 거행된다. 교황의 시신은 그의 유언에 따라 성 베드로 성당이 아닌, 로마에 있는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되며 비석에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겨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하려고 이동하던 중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왼쪽 가슴에 노란색 세월호 추모 배지를 달고 “세월호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를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여성 2명과 무슬림 2명에게 세족식을 진행했다. 가톨릭 남성만을 대상으로 하던 세족식 관습을 최초로 깬 것이다. 2021년에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고위직과 바티칸 행정 총괄 사무총장에 처음으로 여성을 임명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3월 28일 로마 레비비아 교도소에서 여성 수감자의 발을 씻기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