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7

2007.03.20

청장과 총장, 舌禍도 경쟁하나

  • 입력2007-03-19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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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3월7일 취임 인사를 위해 대검찰청에 들른 이진강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에게 했다는 ‘덕담’을 접한 뒤 머릿속에 떠오른 속담이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뜻이 사뭇 달라질 수 있음을 경계한 잠언.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법조인이 없어 법조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인지 걱정스럽다.” 이 발언을 두고 파장이 일자 검찰 측은 차기 정부에서도 법조가 대(對)국민 서비스 분야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일 뿐, 대선 후보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민감하기 이를 데 없는 대선정국인 만큼,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대선 후보 중에 법조인이 없어 걱정이라는 의미로도 들릴 수 있다. 알다시피 노무현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 게다가 정 총장은 그와 사법시험 동기로 사법연수원 시절 특별히 가깝던 인물들로 이뤄진 이른바 ‘8인회’의 멤버 아닌가.

    ‘경찰 비리가 많은 것처럼 보이는 건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는 언론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이택순 경찰청장의 말이 나온 지 하루 만에 튀어나온 사정기관 수장의 부적절한 발언. ‘병종구입 화종구출(病從口入 禍從口出·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간다)’이라 했다. 혀 조심하면, 매사 좋지 아니한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은 틀렸다. 날개는 있으되 ‘정비’가 없었다. 엔진 정비 불량. 2월13일 사격훈련 도중 충남 서해 앞바다에 추락한 KF-16 전투기의 사고 원인이란다.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이자 대당 400억원을 넘는 고가의 장비. 공군 전투기가 정비 불량으로 추락한 건 20년 만에 처음이라니, 그것도 엔진이 정지해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쳤으니 이건 당최 전투기가 아니라 첩보영화에서나 봄직한 전천후 잠수정이 된 꼴이다.

    ‘총기 수입.’ 군대 갔다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용어다. 수입은 일본어 ‘手入れ(손질)’에서 나온 말이므로 쓰지 않는 게 좋겠다. 어쨌든 그 뜻은 총기를 닦고 매만진다는 것. 소총 한 자루도 제 기능을 다하게 하려면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하물며 엔진 분해 때 부품을 교체하도록 돼 있는 전투기에 대한 정비가 이렇게 소홀했다니 어이가 없다.

    장병 200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육군에 이어 공군까지 이러니 해군마저 은근히 걱정된다. 그나마 실전상황이 아니란 사실을 위안 삼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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