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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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位에 울고 웃는 ‘한강 지킴이’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6-07-31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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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水位에 울고 웃는 ‘한강 지킴이’
    “대홍수였지만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 열심히 해서라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 50여 명이 퇴근도 못하고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대홍수의 여파가 마무리된 7월20일 오전, 한강홍수통제소의 노재화(50) 소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9일 오후부터 소양강댐이 방류를 시작했음에도 한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디어 잠수교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번 대홍수는 1990년 일산제방 붕괴로 인해 한강에 큰 물난리가 난 이후 16년 만의 재앙으로 기록됐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교가 물에 잠긴 것도 아주 오랜만이다. 노 소장은 홍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7일을 “마치 지옥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한다.

    “1990년에는 제방 붕괴로 인한 난리였으니 대책이라도 있었죠. 그러나 이번엔 집중호우로 인한 것이어서 비가 그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책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홍수 조절 기능을 하는 충주댐과 소양강댐 등이 방류를 해야 하는 시점에 비가 잦아들었어요. 얼마나 다행입니까. 북한강과 남한강 지역에 비가 100mm만 더 왔다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지 모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죠.”

    1978년 기술고시 토목직에 합격, 건설교통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물관리 업무에만 27년을 바쳤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과 건교부 수자원국 수자원정책과장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7월 한강홍수통제소장으로 발령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한강홍수통제소는 홍수주의보와 예보를 발령하는 일을 주로 맡는다. 그리고 87개 소에 달하는 한강 각 지점의 수위를 재고 한강 153개 지역의 우량을 측정, 기상청과 각 기관에 연락하는 것도 주된 업무에 속한다. 이번처럼 큰 홍수가 발생하면 통제소는 서울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역할을 맡는다. 각 댐의 방류 여부와 방류량을 수자원공사와 함께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 소장은 “17일 오후부터는 각 댐이 방류를 할 수도 없고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습니다. 방류를 하면 하류가 위험하고 방류를 하지 않으면 댐의 붕괴와 상류 지역의 침수가 걱정되는 상황이었죠. 최적의 방류량을 결정해 한강과 수도권의 안전을 지킨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물속에 빠져 지내온 세월”이라고 자신의 공무원 생활을 소개하는 노 소장. 대홍수가 지나간 뒤 겨우 여유를 찾았다는 그는 그동안의 경험 및 지식을 담은 물관리에 관련된 책을 집필하고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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