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관저 기피… 차기 대통령 임기 초 ‘사저 출퇴근’ 유력

뉴스1

최근 6·3 조기 대선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 사용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내란 모의 장소, 불통·주술 이미지, 군사안보상 취약성 등을 이유로 대부분 기존 집무실과 관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건 청와대, 세종시다. 다만 어느 쪽으로 결론 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대선일 다음 날부터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집무실은 용산 대통령실을 한시적으로 사용하더라도 관저는 기피 시설로 인식되는 한남동에 들어가지 않고 본래 거주하는 자택에서 출퇴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출퇴근에는 시민 불편과 관련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대통령 차량과 동선을 따라 교통이 통제되는 만큼 정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6개월간 출퇴근하던 시기 반포대교, 남산 1호터널 등 주요 도로가 통제돼 일대에 심각한 교통체증이 생긴 게 그 예다. 경찰력 배치, 차량 호위 행렬, 대테러 장비 운영 등으로 예산·행정 비용도 발생한다.

지역구 전세 거주자 많아

차기 대통령의 거주지가 어디인지에 따라 출퇴근 시 교통 통제 지점과 거리, 수반되는 직간접적 비용 규모는 달라질 전망이다. 조기 대선 유력 후보들은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 거주하고 있다.

공직윤리시스템에 공개된 ‘2025 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 신고 내역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거주지는 인천 계양구 귤현동 계양센트레빌 3단지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계양센트레빌 2단지에 전셋집을 마련했고, 지난해 전세계약이 만료되자 이곳에 새로운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에스클래스에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2022년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해 당선하며 이곳에 전세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은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은천아파트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에 살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올해 재산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2015년부터 줄곧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전세로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타워팰리스 G동에서 B동으로 한 차례 이사만 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해 총선(서울 동작을)을 앞두고 2023년 초 이사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022년 경기 성남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알파리움 1단지에 전셋집을 마련했고, 2024년 다시 한 번 같은 지역구 총선에서 당선해 전세계약을 갱신했다.

본가 ‘집테크’로 억대 평가이익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 의원은 경기 화성시 신동 호반써밋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전세로 임차한 경기 화성시 오산동 로얄클래스 오피스텔이 계약 만료되면서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 밖에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중 한 명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021년 수감 생활을 시작해 정확한 거주지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2021년 마지막 재산신고 내역상으로는 경남 김해시 율하동 모아미래도 5단지, 혹은 배우자 명의로 전세계약을 맺었던 서울 마포구 토정동 다세대주택이 주소다.

이들 대선 후보는 상당수가 임시 거처에 살고 있어 출퇴근 편의에 따라 본가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금호 1단지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를 소유 중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갖고 있으며, 나경원 의원은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와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현대빌라를 보유 중이다. 이준석 의원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지역구 출마 등 이유로 거주지를 옮기면서도 본가를 처분하지 않은 덕에 일부는 상당한 부동산 평가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양지마을금호 1단지 8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17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전 대표가 인천으로 옮기기 직전에는 14억9500만 원에 매매됐다. 김동연 지사 배우자의 도곡렉슬 59.98㎡ 실거래가는 2023년 1월 16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최고 28억1000만 원을 기록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삼풍아파트 79㎡ 매매가는 2015년 10억 원대에서 현재 30억 원대로 올라선 상태이며, 나경원 의원의 직전 거주지인 신동아아파트 210.25㎡는 2023년 3월 39억3000만 원에 거래된 뒤 올해 2월 44억5000만 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이준석 의원이 보유한 포레나노원은 상계주공 8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84.9㎡ 기준 현재 10억 원대 초반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