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관’(작가정신)에서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까지 인간의 감각세계가 진화해온 과정을 탐구했던 다이앤 애커먼이 이번에는 ‘뇌의 문화지도’(작가정신)에 도전했다. 관능적인 감각세계를 관장하는 것은 결국 ‘뇌’가 아니던가. 애커먼이 펼치는 ‘뇌’에 대한 화려한 수사를 들어보자.
“뇌. 반짝이는 존재의 둔덕, 쥐색 세포들의 의회, 꿈의 공장, 공 모양의 뼈 속에 들어 있는 작은 폭군, 모든 것을 지휘하는 뉴런들의 밀담…. 우스꽝스럽게 들리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즉 사람들이 각자 자기 몸 꼭대기에 완벽한 우주를 하나씩 얹어가지고 다니고 있으며 그 우주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느낌, 생각, 욕망들이 개울처럼 흐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당연한 듯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진짜 궁금한 것은 사실 뇌가 아니라 뇌에 담긴 ‘마음(mind)’이다.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지갑을 열도록 설득해야 한다. 어떻게? 사랑하려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어떻게?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궁금증에 답해주는 학문이 심리학이다. 2002년 출간 이래 100만 부 가까이 팔린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최근 베스트셀러인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등이 모두 심리학의 결과물이다. 재미있는 것은 1980~90년대까지 이 분야를 정신과 의사들이 주도했다는 사실. 이시형, 김정일, 양창순, 이나미, 정혜신 등 정신과 의사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 심리에세이를 펴냈다.
그러나 인간 본성은 그리 호락호락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애커먼은 말한다. “뇌는 마음이 아니다. 마음이 뇌 안에 살고 있을 뿐이다. 마음은 물리적인 뇌가 편안한 모습으로 변형된 신기루다. 마음은 경험일 뿐,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은 신기루 같은 마음의 정체를 알기 위해 뇌로 눈을 돌렸다. 물리적인 ‘뇌’를 찍어서 ‘마음’까지도 촬영할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이미 그런 실험들이 진행 중이다. 2004년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차종을 파악하기 위해 뇌 사진을 찍었다. 30대 남성 12명에게 스포츠카, 세단, 소형차 사진을 보여주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뇌를 촬영한 것. 그 결과 스포츠카를 봤을 때 사회적 지위나 보상과 관련 있는 뇌 영역이 가장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고 한다(동아일보 ‘뇌를 읽으면 돈이 보인다’, 2006년 5월17일자).
출판의 주제도 점차 ‘심리’에서 ‘뇌’로 옮아가고 있다. ‘뇌의 기막힌 발견’(스티븐 후안, 네모 북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올리버 색스, 이마고), ‘꿈꾸는 뇌의 비밀’(안드레아 록, 지식의 숲) 등 뇌 과학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가 신경장애 환자들의 임상사례를 담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애커먼의 말대로 내 몸 꼭대기에 얹힌 ‘완벽한 우주’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역작이다.
“뇌. 반짝이는 존재의 둔덕, 쥐색 세포들의 의회, 꿈의 공장, 공 모양의 뼈 속에 들어 있는 작은 폭군, 모든 것을 지휘하는 뉴런들의 밀담…. 우스꽝스럽게 들리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즉 사람들이 각자 자기 몸 꼭대기에 완벽한 우주를 하나씩 얹어가지고 다니고 있으며 그 우주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느낌, 생각, 욕망들이 개울처럼 흐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당연한 듯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진짜 궁금한 것은 사실 뇌가 아니라 뇌에 담긴 ‘마음(mind)’이다.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지갑을 열도록 설득해야 한다. 어떻게? 사랑하려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어떻게?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궁금증에 답해주는 학문이 심리학이다. 2002년 출간 이래 100만 부 가까이 팔린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최근 베스트셀러인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등이 모두 심리학의 결과물이다. 재미있는 것은 1980~90년대까지 이 분야를 정신과 의사들이 주도했다는 사실. 이시형, 김정일, 양창순, 이나미, 정혜신 등 정신과 의사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 심리에세이를 펴냈다.
그러나 인간 본성은 그리 호락호락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애커먼은 말한다. “뇌는 마음이 아니다. 마음이 뇌 안에 살고 있을 뿐이다. 마음은 물리적인 뇌가 편안한 모습으로 변형된 신기루다. 마음은 경험일 뿐,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은 신기루 같은 마음의 정체를 알기 위해 뇌로 눈을 돌렸다. 물리적인 ‘뇌’를 찍어서 ‘마음’까지도 촬영할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이미 그런 실험들이 진행 중이다. 2004년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차종을 파악하기 위해 뇌 사진을 찍었다. 30대 남성 12명에게 스포츠카, 세단, 소형차 사진을 보여주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뇌를 촬영한 것. 그 결과 스포츠카를 봤을 때 사회적 지위나 보상과 관련 있는 뇌 영역이 가장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고 한다(동아일보 ‘뇌를 읽으면 돈이 보인다’, 2006년 5월17일자).
출판의 주제도 점차 ‘심리’에서 ‘뇌’로 옮아가고 있다. ‘뇌의 기막힌 발견’(스티븐 후안, 네모 북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올리버 색스, 이마고), ‘꿈꾸는 뇌의 비밀’(안드레아 록, 지식의 숲) 등 뇌 과학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가 신경장애 환자들의 임상사례를 담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애커먼의 말대로 내 몸 꼭대기에 얹힌 ‘완벽한 우주’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