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세계일보와의 한 창간기념 인터뷰를 통해 ‘육로를 통한 4월 방북’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는 4월 평양에서 열린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6월 방북’으로 합의됐으며, 지금 그의 방북과 관련해 여야 간,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DJ 방북이 6자회담 교착상태 타개, 남북관계 진전, 한반도 평화증진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한편에선 그의 방북이 오히려 북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북한의 대외강경 자세를 고무시키는 등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하튼 DJ 방북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나 한반도 안보환경에 예사롭지 않은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방북 결과에 따라서는 주변국들의 대(對)한반도 인식과 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DJ 방북과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는, 우선 방북추진 동기와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2월1일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부 대표도 아니고, 한반도 평화를 염려하는 사람으로서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과 자신은 “사전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두 사람이 얘기하면서 결정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즉, 북한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문제에 관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면서 결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얘기하겠다는 한반도 평화구상은 무엇인가.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제1단계 남북연합, 제2단계 남북연방, 제3단계 완전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6·15선언대로 남쪽의 ‘남북연합제’와 북쪽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통합하여 ‘통일의 제1단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남북연합이나 그와 유사한 남북 간의 어떤 합의를 염두에 두고 방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밀고 나가는 길은 남북정상회담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정부는 DJ 방북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정부 당국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성격은 단순히 개인 자격 차원은 아니라고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5월9일 몽골 방문 중에 DJ 방북에 큰 기대감을 표명하면서 북측에 “가급적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 “물질적, 제도적 지원을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급격한 지각변동 결코 바람직 하지 않아
만일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 모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통일 제1단계’로의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라면, 이는 한반도 상황이나 남북관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현시점에서 그런 시도는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렇지 않다.
첫째, 무엇보다 한국의 외교·안보적 시야가 남북관계 차원으로 좁혀져서는 안 된다. 마치 남북연합 등 민족공조를 통해 핵, 인권, 위폐, 마약 등 북한 관련 문제는 물론 한반도 관련 문제가 모두 일시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환상이며 착각이다. 둘째, 만일 남북관계의 발전이 북핵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거나 북한의 인권·마약·위폐 등 국제범죄 행위를 비호하는 결과가 된다면, 한국은 북한과 함께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셋째, 북한이 핵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연합 등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한-미 동맹의 소멸과 함께 북한에 대한 남한의 군사적 굴종을 의미할 수 있다.
한마디로 DJ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남북 양측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남북연합과 같은 급격한 상황 변화를 시도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재앙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DJ 방북을 경계하는 이유다.
여하튼 DJ 방북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나 한반도 안보환경에 예사롭지 않은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방북 결과에 따라서는 주변국들의 대(對)한반도 인식과 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DJ 방북과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는, 우선 방북추진 동기와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2월1일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부 대표도 아니고, 한반도 평화를 염려하는 사람으로서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과 자신은 “사전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두 사람이 얘기하면서 결정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즉, 북한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문제에 관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면서 결정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얘기하겠다는 한반도 평화구상은 무엇인가.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제1단계 남북연합, 제2단계 남북연방, 제3단계 완전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6·15선언대로 남쪽의 ‘남북연합제’와 북쪽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통합하여 ‘통일의 제1단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남북연합이나 그와 유사한 남북 간의 어떤 합의를 염두에 두고 방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밀고 나가는 길은 남북정상회담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정부는 DJ 방북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정부 당국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성격은 단순히 개인 자격 차원은 아니라고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5월9일 몽골 방문 중에 DJ 방북에 큰 기대감을 표명하면서 북측에 “가급적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 “물질적, 제도적 지원을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급격한 지각변동 결코 바람직 하지 않아
만일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 모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통일 제1단계’로의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라면, 이는 한반도 상황이나 남북관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현시점에서 그런 시도는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렇지 않다.
첫째, 무엇보다 한국의 외교·안보적 시야가 남북관계 차원으로 좁혀져서는 안 된다. 마치 남북연합 등 민족공조를 통해 핵, 인권, 위폐, 마약 등 북한 관련 문제는 물론 한반도 관련 문제가 모두 일시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환상이며 착각이다. 둘째, 만일 남북관계의 발전이 북핵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거나 북한의 인권·마약·위폐 등 국제범죄 행위를 비호하는 결과가 된다면, 한국은 북한과 함께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셋째, 북한이 핵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연합 등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한-미 동맹의 소멸과 함께 북한에 대한 남한의 군사적 굴종을 의미할 수 있다.
한마디로 DJ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남북 양측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남북연합과 같은 급격한 상황 변화를 시도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재앙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DJ 방북을 경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