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계발을 하지 않는 직장인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 아울러 기업의 직원교육도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됐다.
- 주간동아가 e러닝 전문기업 휴넷과 공동으로 ‘이젠 e러닝 시대’를 기획한 것은 이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편집자>
요즘 ‘샐러던트(saladent)’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봉급 생활자’를 뜻하는 ‘샐러리맨(salaried man)’과 ‘학생’을 뜻하는 ‘스튜던트(student)’가 결합된 신조어로 ‘공부하는 직장인’을 말한다. 직장에 다니면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거나 현재 자신의 직무에서 전문성을 높이려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샐러던트의 급증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평생직업 개념이 대두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외환위기 이후 샐러리맨들이 느끼는 고용불안은 갈수록 심화됐다. ‘오륙도(56세까지 직장 생활하면 도둑)’, ‘사오정(45세 정년)’을 넘어 30대 명예퇴직을 의미하는 ‘38선’까지 내려온 지 오래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어학이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이며 다른 분야의 전문지식까지 쌓아야 한다.
미국 기업 매출액 3% 직원교육에 투자
한편으론 기업 측에서도 인재 양성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직원이 보유한 지식과 창의력이 회사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지식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학이 미국 기업 30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총수익의 10%를 자산 개발을 위해 투자할 경우 생산성을 3.9% 끌어올린 반면, 인적자원 개발에 투자할 경우 8.5%나 끌어올렸다고 한다.
미국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3%를 직원 교육에 투자한다. 인텔은 리더십 개발에 연간 130시간의 근무시간을 할애하고, 1인당 연간 5000달러를 투자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교육투자는 전체 매출액의 0.3%로, 미국 기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 교육비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는 직접적인 생산성 향상 외에 부수적인 간접효과도 많다. 직원은 자기 계발을 중요한 동기부여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어 교육투자가 많을수록 애사심이 커지고 업무 집중도도 높아진다. 생산직에 대한 대규모 교육투자는 우리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인 상생의 노사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경영자의 제1 역할은 다름 아닌 인재 양성이라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경영자는 직원들의 평생학습과 평생 재충전을 자신의 첫 번째 임무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Chief Executive Officer’를 뜻하는 CEO가 아닌, ‘Chief Education Officer(최고 교육책임자)’로서의 CEO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우리 회사의 총 가치는 우리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을 때 외부 노동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총 연봉의 현재가치와 같다”고 말했다.
경영사상가 톰 피터스는 “경영자는 경기가 좋을 때 교육 예산을 2배 늘리고, 나쁠 때는 4배 늘리라”고 역설했다. GE(제너럴 일렉트릭)의 잭 웰치는 유명한 크로톤빌 연수원을 새로 지을 때 투자회수 기간을 무한대(infinite)로 적어 넣어 화제가 됐다.
평생학습 의무 도입 하나 둘 생겨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적자원의 지속적인 개발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직장인들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배움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형편없다. 최근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핀란드의 64.8%, 미국의 48.11%에 훨씬 못 미치는 23.4% 수준에 그친다.
다행스럽게 국내에서도 최근 전 직원 평생학습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곳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포스코와 유한킴벌리는 생산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들의 연평균 교육시간이 360시간을 초과해 세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평생학습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 1명당 연간 300시간에 달하는 교육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유한킴벌리 직원들은 지식근로자로 거듭나고 있다.
포스코는 평생학습제를 통해 일과 삶, 학습을 조화시켜 직원들의 직장생활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의 평생학습제는 근무일 중 부서별 인력 여건이나 직원들의 수요를 감안해 연간 5∼10일의 평생학습일을 지정, 자기 계발이나 직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에 참가시키고 있다.
정부기관도 움직이고 있다. 과학기술부 또한 급속한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키 위해 4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간 300시간의 교육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연간 32시간에 불과한 종전의 공무원 교육시간을 10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싱가포르 공무원(100시간)과 삼성 직원(135시간) 등을 훨씬 앞서는 학습체제여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 교육 등을 적극 활용해 연간 300시간 이상 상시학습 체제를 확립할 것이라고 한다.
e러닝 등 평생학습전문기업 휴넷(www.hunet.co.kr)은 올해부터 ‘365 학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직원이 1년 365일 하루에 한 시간씩 공부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행된 제도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교육투자는 콩나물에 물 붓는 것과 같아서 당장의 효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언젠가는 크게 자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는 회사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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