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뮌헨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뮌헨은 사비 알론소가 레버쿠젠 감독으로 부임한 뒤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가 레버쿠젠 홈 경기장인 바이아레나에서 치르는 원정인 점도 뮌헨에 불리했다. 두 팀 승점 차가 8점임을 고려할 때 레버쿠젠은 이날 경기를 이겨야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에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처럼 강한 동기를 가진 레버쿠젠이 덤벼든다면 뮌헨이 버티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경기 내용에서 밀린 바이에른 뮌헨
실제로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한 건 레버쿠젠이었다. 뮌헨도 전반에 맞불을 놓으려고 평소와 같은 전술을 꺼냈지만 여의치 않았다. 레버쿠젠의 압박과 맞춤 전술에 쩔쩔매며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는 데 애를 먹는 모습만 보여줬다. 레버쿠젠은 90분 동안 슈팅 15개, 기대 득점 2.16골, 점유율 56%로 모든 수치에서 뮌헨을 압도했다. 하지만 골대를 두 번 맞히는 등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뮌헨의 경우 슈팅은 2개, 기대 득점 0.05골에 머물렀다. 경기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인 탓에 대패를 당할 위험성이 컸다. 무승부로 끝난 게 다행인 상황이었다.
분데스리가 시즌 종료까지 이제 12경기가 남았다(2월 17일 기준). 한 경기에서 이겼을 때 승점 3점이 주어지는 시스템을 감안하면 현재 뮌헨은 레버쿠젠에 최소 3경기 이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래서 뱅상 콩파니 뮌헨 감독은 이번 레버쿠젠과의 경기 전반전 중반부터 전술을 실리적으로 바꿨다. 뮌헨 입장에선 무승부로 승점 차만 유지해도 나쁠 게 없기에 무리하지 말자는 전략이었다. 당초 이날 경기 초반부터 맞불을 놓으려 했지만 고전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콩파니 감독의 플랜A가 속수무책 공략당하면서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2월 15일 바이엘 04 레버쿠젠과 경기에서 뛰고 있다. [GETTYIMAGES]](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WEEKLY/Article/67/b7/c5/a6/67b7c5a61954d2738276.jpg)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2월 15일 바이엘 04 레버쿠젠과 경기에서 뛰고 있다. [GETTYIMAGES]
콩파니 감독이 전술을 조정한 전반전 중반부터는 김민재의 맹활약이 시작됐다. 콩파니 감독은 기존 경기 운영 전술을 버리고 키미히를 다시 미드필더 위치로 복귀시키며 중앙 미드필더 숫자를 늘렸다. 전반 중반 들어 조정한 수비 라인도 후반 45분 내내 낮은 위치로 유지했다. 앞에 미드필더 2명이 배치됨에 따라 김민재가 올라가 수비해야 하는 부담도 후반전에는 줄어들었다. 자리를 지키는 수비가 가능해진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철벽 수비 콤비를 이루며 레버쿠젠의 공격 대부분을 안정적으로 틀어막았다. 코너킥 상황에선 왼쪽 풀백 이토 히로키의 실점을 막는 명품 수비까지 더해져 뮌헨의 무실점 경기가 완성됐다.
향후 뮌헨 경기 일정은 4월 1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맞대결)를 제외하면 수월한 편이다. 전통 라이벌 도르트문트의 최근 성적을 보면 해당 경기도 무난하게 치를 공산이 크다. 콩파니 감독이 뮌헨에 부임한 후 첫 시즌 리그 우승, 해리 케인의 커리어 첫 트로피 꿈이 모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