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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이번 사건을 ‘권위 살인(Authority Killing)’이라고 분석했다. 권위 살인이란 자신이 원한을 가진 대상을 공격하는 대신 자신보다 힘이 약한 대상을 살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권위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피해망상’(Tip 참고)을 지닌 경우가 많다. 배 교수는 “특정 인물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고 있고 해당 인물은 큰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 그에 대항할 방법이 없다는 피해망상이 권위 살인의 흔한 징후”라면서 “가해 교사는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한 교장과 교감, 장학사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주체라고 믿지만 이들에게 접근할 방법이 없다는 망상적 생각을 하고 가장 힘이 약한 어린이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증상에도 망상이 있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겪는 망상은 권위 살인의 징후인 피해망상과는 양상이 다르다. 우울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허무망상’이나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고 있다고 절망하는 ‘자책망상’을 겪는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피해망상과 우울증 환자가 겪는 망상은 다르다”며 “피해망상은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가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남을 해칠 확률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을 저지른 안인득이나 베트남에서 여성을 살해한 프로게이머 이찬주(닉네임 야하롱)처럼 조현병 또는 양극성 장애 환자가 치료를 중단한 후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례는 있지만 우울증 치료를 멈춘 뒤 범죄를 저지른 사례는 떠올리기 어렵다”며 “우울증의 여러 증상 중 살인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질 만한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Tip
피해망상(persecutory delusion)다른 사람이 나 자신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음에도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정신질환.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에서 주로 나타난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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