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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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역발상 투자에 능한 자산가들, 올해는 한국주식에 관심”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 “딥시크 등장으로 M7 주도력 약화… 분산전략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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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2-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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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경기부양책도 많이 내놓다 보니 주식도 미국, 채권도 미국, 통화도 미국인 ‘미국 온리 전략’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올해도 여전히 미국이 최고 투자처일 것 같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 흐름이 강해지면서 오히려 한국, 중국, 유럽 주식시장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올해는 미국 온리 전략보다 분산해 가져가는 전략이 괜찮다고 보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취임하면서 전 세계는 트럼프 2.0 시대에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정부의 행정명령을 다수 철회한 데 이어 2월 그동안 여러 차례 천명해온 보호무역주의에 입각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이 역시 현실화했다. 또 산업계에서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가성비 높은 AI 모델을 내놓으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자산배분 담당 이사. [지호영 기자]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자산배분 담당 이사. [지호영 기자]

    판 바꾸는 트럼프와 딥시크 등장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이사(연구위원)는 “올해 경제와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춰 투자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박 이사는 거시경제와 산업분석을 종합해 투자 및 자산배분전략을 세우는 24년 차 현직 스트래티지스트다. 2월 17일 그를 만나 올해 경제 전망 및 투자전략과 함께 긴 시간 동안 부를 쌓아온 자산가들의 투자법에 관해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많은 분이 한국 경제는 물론 주식시장도 안 좋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코스피가 최근 2600 선을 넘어섰고 연초 이후 수익률(YTD)만 보면 미국 S&P500 수익률을 압도한다(그래프 참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도 있고 내수경기도 좋지 않은데 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물음표를 가질 수 있지만, 그만큼 경기부양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도 선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중국이 지난해 9월부터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강하게 경기부양을 해온 결과다. 한국도 빠르면 올해 상반기 두 번 정도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될 가능성이 있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 예상된다.”

    ‌딥시크 등장도 올해 세계경제에 변수가 될까.

    “최근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 딥시크 영향이 있는 것 같다. 2022년 말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AI를 훈련시키기 위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이뤄졌는데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한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AI 장벽이 굉장히 낮아지는 효과가 생겼다. 사실 그동안 애플, 구글 등은 AI 분야에서 경제적 해자(경쟁사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주는 높은 진입장벽과 확고한 구조적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기업으로 인식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경제적 해자가 완화된다면 구태여 비싼 미국 빅테크 주식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경제적 해자가 낮아지면서 부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자율주행 등에서 새로운 주도주를 찾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이런 산업적 변화가 미국 증시 주도력을 약화하고 한국, 중국, 유럽 등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

    경기부양 기대감에 상승하는 한국과 중국 증시

    올해 미국 주식시장과 매그니피센트7(M7)을 어떻게 보나.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지수인 S&P500은 2023∼2024년 2년간 수익률이 53%에 달했다. 하지만 500개 종목에서 493개 종목과 M7을 분리하면 2년간 수익률이 493개 종목은 28%, M7은 158%였다. 물론 28%도 절대 낮은 수익률이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가 봐온 미국 주식시장의 압도적 수익률이 대부분 M7에서 나왔기 때문에 M7이라고 하는 기술주의 주도력이 약화되거나 조정되면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올해는 여타 국가, 여타 섹터로 투자를 분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투자에 나선다면 종목 투자와 지수 투자, 무엇이 유리할까.

    “둘 다 괜찮다고 본다. 먼저 지수 투자와 관련해 최근 중국 빅테크 기업과 기술주를 모아놓은 항셍테크지수가 많이 올랐다. 이 역시 중국 내 보조금에 대한 기대감, 딥시크로 촉발된 AI와 정보기술(IT) 투자 확산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 등이 밸류에이션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종목 투자도 이런 기술주와 국산화 테마를 가진 IT 관련 기업에서 잘 찾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주식과 원화에 관심 갖는 자산가들

    한국 주식시장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한국은 반도체나 자동차 등 대형주가 움직일 때 지수가 괜찮은 편인데, 지금은 그런 움직임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집중하는 산업인 방산과 조선, 혹은 바이오처럼 이제야 좋아지기 시작하는 대형 기업들이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지수보다 산업 위주로 보는 것이 맞고 지수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업종들에 기회 요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전체 자산이 10이라고 할 때 자산별 투자 비중을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

    “기본적으로는 주식 5, 채권 3, 대체투자(리츠·사모펀드) 2가 기본 포트폴리오다. 그런데 올해는 미국주식 투자 비중을 조금 줄이고 채권은 조금 높게 잡아 4.5 대 3.5 대 2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자산배분은 보통 6%대 후반에서 7%대 초반 정도를 목표수익률로 잡는다. 현재 미국 채권금리가 4%대 중반이니 채권으로 어느 정도 수익률 방어를 하고, 주식이 좀 더 이바지하며 대체투자가 변동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수익률에 기여하면 목표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투자 비중을 높여 잡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직 불안하다는 분도 많지만, 그런 만큼 미국도 한국도 금리를 두세 번 이상은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 올 거라고 판단한다. 물론 트럼프가 관세를 때리면 금리를 끌어올릴 수도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 시절 지급하던 반도체와 이차전지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경기 탄력이 예전만큼 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보험성 금리인하가 2~3번은 필요할 거라서 채권도 올해는 나쁘지 않은 투자라고 본다. 다만 미국 채권은 달러로 계속 운용하는 경우 가장 높은 금리를 줘 유리하지만, 원화와 달러를 오가며 투자할 때는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으니 그 점을 감안해야 한다.”

    2년 전 인터뷰에서 “자산가들은 분산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자산가들은 어디에 투자하나.

    “투자 경험이 많은 자산가들은 항상 연초에 ‘올해는 역발상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 같다. 지난해 좋았던 자산은 피하고 반대로 안 좋았던 자산은 ‘지금 사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올해 만난 분들 중 한국주식 투자 비중이 없던 사람조차 지난해 굉장히 안 좋았던 한국주식과 원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올해 역발상으로 한번 접근해봐야 하나’라고 물어본 경우가 많았다. 사실 계속 좋았던 것을 따라가서는 부자가 되기 힘들다. 최근 1~2년간은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는 원웨이 시장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남들과 다른 판단을 한 번쯤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반반인 듯하다. 너무 안 좋았다는 점에서는 한국 주식시장과 같지만 지정학적 불안을 안고 있어 신중을 기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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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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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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