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전문가이자 미국 주식 전문가인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로스쿨 교수. 이주택 제공
미국 주식 전문가인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로스쿨 교수가 6월 30일 미국 증시를 진단하며 한 말이다. 이 교수는 “투자할 때는 모든 주가가 허상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며 “주가는 아무리 올라도 결국 원래 가치인 적정 주가로 돌아온다. 따라서 흐름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의 적정 가치를 직접 계산해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S&P500이 2022년 약 3800에서 현재 7400 선까지 오른 만큼 과거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적정 주가도 올라가니 꾸준한 업데이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서 ‘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7월 초 출간 예정)과 유튜브 채널 ‘반교수의 미국 투자 스토리’를 통해 미국 시황을 분석하고 소개해온 이주택 교수에게 적정 주가를 활용한 투자법에 대해 들었다.
건강한 조정 거친 미국 증시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고점 우려가 대두된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을 어떻게 보나.“미국 증시는 현재 적정 수준이다. S&P500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0.1배로, 최근 5년 평균이 2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고평가됐다고 하기 어렵다. 다만 6월 말 이후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
미국시장은 6월 10일과 25일 두 차례 바닥을 확인한 뒤 반등세를 보였다. 4~6월 상승폭이 2000년대 이후 가장 컸던 걸 고려하면 일면 건강한 조정이었다. 미국 CNN이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도 6월 조정을 겪은 후 현재 30 전후로 올라와 있다(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이 시장을 지배했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25 이하면 극단적 공포, 75를 넘으면 극단적 탐욕으로 해석한다).
5월 말부터 리밸런싱도 진행되면서 자금이 저평가 종목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개별 종목 관점에서는 아직 적정 주가보다 저렴한 기업이 많이 보인다.”
최근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변수가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오픈AI 상장 연기는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스페이스X 상장으로 자금 경색이 발생했다. 투자 자금이 한정돼 있다 보니 소프트웨어 기업, 사모펀드, 제2금융권 등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났다. 일부 빅테크에서도 자금이 이동했다. 만약 오픈AI 상장이 예정대로 9월에 진행된다면 다른 종목에서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와 시장 유동성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리 상승을 걱정하는 투자자도 많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서 유가가 내려 금리도 다소 안정되는 흐름이다. 한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현재 그 확률이 30% 아래로 내려왔다. 한 차례 인상 가능성도 전보다 낮아진 상태다. 연준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으로선 금리가 기술주나 정보기술(IT) 기업에 큰 충격을 줄 정도의 환경은 아니다. 시장도 점차 현 금리 수준에 적응해가는 것 같다.”
‘트럼프 테마주’ 주의해야
최근 한미 양국 모두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적정 주가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면.“목표주가는 향후 6~12개월을 보고 정한다. 반면 적정 주가는 과거 12개월 실적과 향후 5년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반영해 계산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고려하는 개념이다.
계산 방법은 여러 가지다. 주당순이익(EPS)을 활용할 수 있고,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의 경우 멀티플(multiple·주가 배수)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또는 동종 산업 평균 PER 등을 멀티플로 삼을 수 있다. 현 EPS에 멀티플을 곱하면 적정 주가가 나온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과 EPS를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 영업이익률까지 고려하면 해당 기업이 앞으로 어느 정도 순이익을 낼지 가늠할 수 있다(영상 참고).
업종에 따라 활용하는 지표도 다르다. 임의 소비재와 은행, 제약주는 PER을 주로 활용한다. 반면 성장주는 주가수익성장률(PEG)을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성장 속도가 빠른 기업의 경우 PER만으로는 미래 성장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는 PEG가 1보다 낮으면 저평가, 1보다 높으면 고평가로 판단했다. 이런 계산을 통해 기업의 현 주가가 적정 주가보다 싸다고 판단되면 5번 정도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매수보다 어려운 게 매도라고 한다. 수익 실현 시점은 어떻게 잡나.
“매도 또한 분할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수익률이 10% 오를 때마다 다섯 차례에 걸쳐 나눠 파는 식이다. 자산 비중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특정 종목을 전체 자산의 5% 비중으로 보유한다고 가정해보자. 주가가 2배 오르면 비중이 10%가 된다. 이러한 비중 변화를 매도 타이밍으로 삼는 것이다. 목표 비중보다 1%p씩 높아질 때마다 일부를 팔아 비중을 맞춰가는 방법 등이 가능하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이후 조정이 올 때 다시 매수하는 데 활용하면 된다.”
현재 증시에서 적정 주가보다 고평가된 기업이 있다면.
“일부 제약주와 은행주가 적정 주가를 상당 부분 웃돌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하거나 밀고 있는 기업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인텔, 델, ARM, 일라이릴리 등이 대표적이다. 대만 TSMC나 네덜란드 ASML 역시 현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돼 있어 다소 과열된 구간이라고 판단한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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