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홍태식
최근 한국 증시는 역대급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코스피가 6월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 선을 돌파하면서 새 지평을 열었지만, 단 이틀 만에 지수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다시 회복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같은 기간 ‘300만 닉스’를 눈앞에 뒀던 SK하이닉스는 250만 원대, ‘38만 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는 31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6월 30일 반도체 전문가인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을 만나 반도체주 랠리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에 관해 물었다.
현재 증시는 난기류에 진입한 상황
최근 코스피가 ‘롤러코스피’ 면모를 보이고 있다.“일단은 반도체 기업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0만 원대에서 260만 원대까지 오르지 않았나. 아무리 실적이 좋다 해도 현 상황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 여기에 더해 중소형주와 다른 섹터 주식을 팔아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수급 쏠림까지 일어나다 보니 증시가 작은 뉴스에도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같은 상황이 펼쳐질까.
“주가가 저점 대비 많이 올랐기 때문에 현재는 증시 전체가 난기류에 진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요인(반도체 쏠림, 단일종목 레버리지, 외국인 매도 등) 가운데 펀더멘털을 바꿀 만한 것은 없는 만큼 당장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거나 수요처가 갑자기 메모리 구매를 중단하는 일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러 노이즈가 나오는 가운데 흔들림은 있겠지만 반도체 기업들이 난기류를 헤쳐 가면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기존만큼의 주가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다만 향후 수익률도 다른 섹터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본다.”
반도체 기업 주가를 여전히 싸다고 보는 이유는.
“올해 기준 반도체 섹터 PER(주가수익비율)은 7~8배 정도다. 그런데 메모리 가격은 장기공급계약 영향으로 내년에도 오를 예정이고, 후년에도 조금 오를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메모리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도 개선되면서 PER이 내년 5~6배, 후년에는 4~5배로 디스카운트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후 주가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실적은 모두가 예상하는 대로 좋을 것이다. 올해 1분기 57조 원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81조 원이 기대된다. 다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 마이크론이 81%, 실적 발표를 앞둔 일본 키옥시아가 74%인 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성과급 충당금 반영으로 70%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숨 고르기 하는 국면이 될 수 있다. 그러다가 2027~2028년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면 밸류에이션에 확신이 생기면서 주가가 반등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사실 두 기업 주가는 언제 조정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기존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가진 두 기업 매출액이 올해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로만 3배 늘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세상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세상이 인공지능(AI)을 단순히 재미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업무를 대체하는 용도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AI를 향한 기대감, AI에서 패권을 빼앗길 것에 대한 (빅테크의) 두려움이 데이터센터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 투자가 올해로 그치지는 않을 듯하다. 메모리 반도체 기준으로 보면 올해 300%, 내년 40% 중후반, 후년에는 20~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주 투자 고민, 내년에 치열하게 해야”
AI 투자 사이클에서 반도체만 보면 어느 단계에 와 있나.“반도체 가운데 우리와 관련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의 20~30% 수준까지 왔다고 본다. 그래서 2028년까지는 호황이 이어지고 공급도 증가하지만, 수요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일단 수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미국 스타케이트 프로젝트(글로벌 주요 기업이 미국에 2029년까지 최대 5000억 달러(약 776조 원)를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2029년 종료돼 수요단에서 사라지는데, 공급 면에서는 2028년 후반부터 D램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 2029년이 변곡점이 되리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주가 하락을 지금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인가.
“2028년을 고민하기에는 너무 멀지 않나.”
“올해 말까지는 편하게 즐겨도 된다”고 말한 바 있는데.
“맞다. 어차피 2027년이 되면 성장률이 둔화될 테고, 2028년에는 더 둔화된다. 그래서 (반도체 기업 투자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내년에 많이 해야 하고, 올해는 불안하지만 심리적 안정을 위해 안전벨트만 매면 되는 정도다. 또 올해 말까지는 조정 시 저점매수를 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주도주 쏠림이 계속되지 않을까.
“불가피하다. 주도주와 비주도주의 양극화는 이미 심화됐고, 여기서 심화 정도가 조금 완화될 수 있겠지만 흐름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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