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 4년 만에 눈 뜨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지독한 황사가 몰려와 한반도를 괴롭혔다. 황사 발생 정도는 해마다 들쭉날쭉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황사 피해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황사 발생에도 영향을 미쳐 내일의 기상도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기상연구소 전영신 박사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중국의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지표 상태가 건조해져 더 많은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공식 발효된 지 1년 남짓 지난 현재,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절박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대재앙을 막을 시간은 앞으로 10년뿐”이라는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다. 영국 정부의 과학고문 데이비드 킹 박사는 3월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기상기구 회의에서 “지구촌은 지금 당장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2일 AP뉴스는 지구온난화를 ‘언덕 밑으로 질주하는 멈출 수 없는 기차’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은 최악의 사태만이라도 막는 것”이라는 기후 전문가들의 암울한 ‘결론’을 전했다.
온난화로 한반도 식생분포도 큰 변화
기후 전문가들이 이처럼 절박하게 호소하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4월3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구온난화를 다룬 커버스토리에서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2060년 16.5℃, 2100년에는 19℃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현재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4.43℃이다). 사이언스는 금세기 말인 2100년에 이르면 해수면이 최고 6.6m까지 높아지고, 지구 기온이 최고 4.4℃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는 보고도 있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로키산맥 등 세계 곳곳의 대기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275ppm에서 381ppm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0만년 이래 최고치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사실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해도 한동안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는 “온실가스 배출이 전면 중단된다고 해도 2050년까지 기온이 0.6℃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미 지구온난화는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지난 30년 동안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탓에 미국의 허리케인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다. 2004년 쓰나미, 2005년 태풍 카트리나 등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낳은 참극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온난화 현상은 한반도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국내 기후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온난화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지난 40년 동안 1.2℃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상변화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1990년 이전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0℃ 미만인 날이 한 달 이상이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일주일에 불과했다. 연평균 강수량은 1920년대 1166.3mm에서 1990년대 1242.5mm로 늘어났지만 강수일수는 10일 정도 줄어들어 집중호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식생분포도의 변화도 가져왔다. 한반도 남쪽이 아열대기후로 바뀌면서 이미 십수년 전부터 대구 지역에서는 사과 재배를 포기한 상태. 대신 요즘 휴전선과 마주보고 있는 강원도 양구 지역이 새로운 사과 재배지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아열대식물인 한라봉은 90년대 말부터 전남 고흥과 나주 등지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나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배꽃의 개화 시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배꽃의 개화 시기는 4월20일을 조금 넘긴 때였지만 최근에는 4월7~8일로 앞당겨졌다는 것.
4월2일 AP뉴스와 인터뷰한 10여 명의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 월시 알래스카대학 극지연구센터장은 “운전을 줄이고, 연비 높은 차를 타고, 집의 난방 효율을 높여라”고 충고했다.
온난화 예산 21조? ‘과장된 수치’ 지적 많아
우리나라의 온난화 방지 대책은 어느 수준일까. 우리나라는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두고, 산자·환경·건교·해수부 등 12개 관련 부처 장관을 위원으로 구성해 3년마다 대책을 수립·운영하는데, 현재는 제3차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환경운동연합 이상훈 사무국장은 “형식만 세계 최고 수준일 뿐, 가정·산업·교통 등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21조2000억원의 예산을 들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또한 과장된 수치라는 평가다. 이 사무국장은 “도로포장 예산, 하수종말처리장 예산 등 온난화 방지와 무관한 기존 예산까지 포함된 것으로, 실제 온난화 방지에 쓰이는 예산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국제적인 협상만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처럼 기상이변이 국민 생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공식 발효된 지 1년 남짓 지난 현재,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절박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대재앙을 막을 시간은 앞으로 10년뿐”이라는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다. 영국 정부의 과학고문 데이비드 킹 박사는 3월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기상기구 회의에서 “지구촌은 지금 당장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2일 AP뉴스는 지구온난화를 ‘언덕 밑으로 질주하는 멈출 수 없는 기차’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은 최악의 사태만이라도 막는 것”이라는 기후 전문가들의 암울한 ‘결론’을 전했다.
온난화로 한반도 식생분포도 큰 변화
기후 전문가들이 이처럼 절박하게 호소하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4월3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구온난화를 다룬 커버스토리에서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2060년 16.5℃, 2100년에는 19℃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현재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4.43℃이다). 사이언스는 금세기 말인 2100년에 이르면 해수면이 최고 6.6m까지 높아지고, 지구 기온이 최고 4.4℃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는 보고도 있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로키산맥 등 세계 곳곳의 대기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275ppm에서 381ppm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0만년 이래 최고치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사실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해도 한동안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는 “온실가스 배출이 전면 중단된다고 해도 2050년까지 기온이 0.6℃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미 지구온난화는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지난 30년 동안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탓에 미국의 허리케인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다. 2004년 쓰나미, 2005년 태풍 카트리나 등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낳은 참극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온난화 현상은 한반도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국내 기후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온난화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지난 40년 동안 1.2℃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상변화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1990년 이전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10℃ 미만인 날이 한 달 이상이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일주일에 불과했다. 연평균 강수량은 1920년대 1166.3mm에서 1990년대 1242.5mm로 늘어났지만 강수일수는 10일 정도 줄어들어 집중호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식생분포도의 변화도 가져왔다. 한반도 남쪽이 아열대기후로 바뀌면서 이미 십수년 전부터 대구 지역에서는 사과 재배를 포기한 상태. 대신 요즘 휴전선과 마주보고 있는 강원도 양구 지역이 새로운 사과 재배지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아열대식물인 한라봉은 90년대 말부터 전남 고흥과 나주 등지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나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배꽃의 개화 시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배꽃의 개화 시기는 4월20일을 조금 넘긴 때였지만 최근에는 4월7~8일로 앞당겨졌다는 것.
4월2일 AP뉴스와 인터뷰한 10여 명의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 월시 알래스카대학 극지연구센터장은 “운전을 줄이고, 연비 높은 차를 타고, 집의 난방 효율을 높여라”고 충고했다.
온난화 예산 21조? ‘과장된 수치’ 지적 많아
우리나라의 온난화 방지 대책은 어느 수준일까. 우리나라는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두고, 산자·환경·건교·해수부 등 12개 관련 부처 장관을 위원으로 구성해 3년마다 대책을 수립·운영하는데, 현재는 제3차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환경운동연합 이상훈 사무국장은 “형식만 세계 최고 수준일 뿐, 가정·산업·교통 등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21조2000억원의 예산을 들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또한 과장된 수치라는 평가다. 이 사무국장은 “도로포장 예산, 하수종말처리장 예산 등 온난화 방지와 무관한 기존 예산까지 포함된 것으로, 실제 온난화 방지에 쓰이는 예산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국제적인 협상만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처럼 기상이변이 국민 생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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