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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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사수” 동해 결투는 치킨게임

  • 입력2006-04-26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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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악할 일은 과연 있었다. 열린우리당의 ‘경악할 폭로’? 천만의 말씀! 일본 측량선 출항에 따른 ‘독도 해상충돌 위기’다. 일본 외무성 차관의 방한으로 한·일 간 협상이 이뤄지긴 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집착이 어제오늘의 일이던가. 독도가 물밑으로 가라앉지 않는 한 인근 해역을 분쟁수역화하려는 일본의 시도는 끊임없이 양국 간 극단적 대치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동해의 결투’는 ‘치킨게임’이다. 누구든 정면충돌이 두려워 먼저 핸들을 꺾는다면, 겁쟁이이자 패배자가 된다. “대한민국이 두 쪽 나도 끝까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수밖에 없다.”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말에서 엿보이듯, 우리 정부도 치킨게임을 염두에 둔 듯하다.

    중요한 건 시점 아닐까. 마음 같아선 아예 핸들을 뽑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선 핸들을 꺾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꺾긴 하되 한 박자 늦게 꺾는 타이밍 조절이 필요하다.

    사무라이가 아무것도 베지 않고 칼을 거두는 건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 그들은 싸우기 전부터 명분을 쌓는다. 이젠 우리가 절묘한 받아치기로 실리를 챙겨야 할 차례다.



    “얼마면 되니?” ‘유전유죄(有錢有罪)’, 아니 ‘유죄유전(有罪有錢)’이다. 현대차그룹의 1조원 사회 환원 발표가 달갑잖은 까닭이다. 정몽구 회장 부자가 사재까지 턴다는데도 그렇다. 돈으로 악화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순진(?)한 발상으로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했을까. 아무리 배금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 해도 돈으로 자기성찰과 반성이 이뤄지지는 않는 법이다.

    2월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사재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키로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불모지 개척’ 이후, 뒤 구린 기업의 ‘돈 자랑’이 무슨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펀드 론스타까지 1000억원을 사회발전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했다. 벌써부터 한국의 재벌 흉내를 내는 걸 보면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돈을 벌어가고픈 모양이다. 아마도 2006년은 대한민국 기부문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듯하다. 검찰이 이렇듯 눈먼 돈을 잘 끌어내니 우리나라도 곧 부국(富國) 대열에 낄 판이다.

    그런데 1조원이면 7억원이라는 독도 땅값의 몇 배인가? 이참에 대마도를 사버리는 건 어떨까. “얼마면 되니?” 휴가를 맞아 서산 A·B지구 방조제를 달리며 떠오른 씁쓰레한 몽상. 봄이 봄 같지 않으니 별 생각이 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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