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4년 전의 붉은 용광로를 잊지 못하는 세 젊은이가 있다. ‘월드컵 키드’ 박지원, 남경표, 신은선(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들의 가슴엔 천둥 같은 응원으로 승리를 염원한 그해 6월의 감동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올 초 월드컵을 앞두고 나름의 이벤트를 벌이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시민들의 필승 염원을 담은 2006m 길이의 롤페이퍼 제작과 월드컵 승리 기원 삼보일배가 그것이에요.”(남경표·27)

이들은 삼총사의 이름을 ‘빅토리코리아’라고 짓고 4월8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4월15일), 인천(4월22일)에서 삼보일배를 마쳤다. 세 도시에서 각각 400m씩 제작한 롤페이퍼는 이들의 ‘보물’이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이 쾌거를 이뤄낸 ‘성지’를 순례하는 겁니다. 4월29일 대전, 5월6일 광주에서 삼보일배를 한 뒤 5월 중순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을 거예요.”(박지원·23)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다. 삼보일배를 마치면 온몸이 욱신욱신 쑤신다. 그럼에도 이들이 신바람 나게 절하고 또 걷는 것은 시민들의 열띤 응원 덕이다.



“시민들의 환호가 정말 대단해요. 사람들이 롤페이퍼에 응원 문구를 적어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습니다.”(신은선·22)

이들의 꿈은, 땀과 정성이 듬뿍 밴 롤페이퍼를 국가대표팀에 전달하는 것이다. 2006m 길이의 롤페이퍼는 기네스북에 등재할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빅토리코리아’의 활약상은 인터넷방송국 SSBS(www.ssbs.tv)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소리 높여 외친다.

“Reds! Go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