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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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완벽한 취업형 인간 만들기”

‘무등아카데미’ 개설하는 서재경 전 대우그룹 부사장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6-09-13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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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만에 완벽한 취업형 인간 만들기”
    “지방대생들이 취업이 안 된다고 하는데, 준비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업무능력(competence)과 성품(character), 사명감(commitment)을 갖춘 3C형 인재만이 기업과 사회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9월16일 취업능력 향상을 위한 1년 과정의 ‘무등아카데미’를 개설하는 전 대우그룹 부사장 서재경 씨는 “현재의 대학 커리큘럼으로는 3C형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무등아카데미’는 지난해 전남대생을 상대로 개설한 ‘취업능력 함양 아카데미’의 호평에 고무된 서 씨가 서울 소재 대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프로그램. 이번에 선발된 ‘무등아카데미’ 교육생은 모두 14명. 주로 대학 3학년생을 중심으로 21명의 응모자 가운데 16명을 선발했지만 교육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두 명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다. 이들은 앞으로 45주 동안 매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기업 실무 및 고전명작, 한문, 발성훈련, 현장 실습 등의 교육을 받는다. 또 매월 한 번씩 기업 최고경영자를 초청해 특강도 듣는다. 강의는 서 씨를 포함해 5명의 전문가들이 맡는다.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포기하는 학생이 나올 만도 하다. 기업실무 과정을 보자. 조사능력, 문제해결 능력, 기획력 등 기업에서 요구되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기르기 위한 목적의 이 과정은 거의 매주 과제물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하이트맥주가 광주에 물류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가장 적합한 후보지는 어디인가’ ‘핸드폰 시장이 정체에 접어들었다. 종교계를 파고드는 마케팅 방법이 무엇인지 그 대책을 찾아라’ 등의 과제가 주어졌다.

    또 문제의 본질파악 능력을 배양하고, 교양을 함양하기 위해 개설된 고전명작 강의도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 교육기간 중 경제·경영, 과학, 동양철학 등의 분야에 걸쳐 총 120권의 고전을 읽고 매주 리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학점을 따기 위해 대학 강의를 들으면서 이 아카데미 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우는 날이 많을 법하다. 서 씨는 이처럼 혹독한 과정을 마친 학생은 기업체 2년차 사원과 비슷한 능력을 갖게 된다고 자신했다.

    서 씨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성품이다. 서 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성이 나쁜 사람들이 직장을 지옥으로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말했다. ‘무등아카데미’를 이수하기 위해서는 매주 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도 서 씨의 이런 경험 때문이다.



    서 씨는 지난해 제자 13명 가운데 한 명은 미국 교포 기업체에 취업했고, 두 명은 취업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육기간 중 실시한 적성검사를 통해 뒤늦게 자신의 적성을 깨닫고 공무원, 학자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도 있다. 서 씨는 미국에 취업한 제자가 최근 “지금 하고 있는 회사 업무는 지난해 아카데미 수업시간에 하던 것을 그대로 연장하고 있는 느낌”이라는 e메일을 보내왔다고 소개하면서 흐뭇해했다.

    서 씨는 1973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경제신문에 입사해 5년간 기자생활을 한 언론인 출신. 이후 대우그룹에 입사해 대우건설 자재과장, 대우전자 기획부장,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 상무, ㈜대우 중남미본부장 등을 역임한 대우맨이다. 99년 전경련 회장 보좌역을 끝으로 대우를 떠나 SPR경영연구소를 설립,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행담도개발 의혹 사건으로 흐지부지된 서남해안개발사업(일명 S프로젝트)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서남해안포럼’의 운영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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