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피프틴’ 제작사크레아스튜디오의서혜진 대표(왼쪽)가3월 25일 오후 열린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질문에 답하고 있다.어린이 성상품화 논란에휩싸인 ‘언더피프틴’은이후 편성이 취소됐다. [뉴스1]](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ef/55/8c/67ef558c1175a0a0a0a.jpg)
‘언더피프틴’ 제작사크레아스튜디오의서혜진 대표(왼쪽)가3월 25일 오후 열린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질문에 답하고 있다.어린이 성상품화 논란에휩싸인 ‘언더피프틴’은이후 편성이 취소됐다. [뉴스1]
K팝과 어린이의 만남,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K팝은 늘 아동·청소년을 상품화했고, 특히 미성년 여성을 성애적 맥락에 노출해왔다. 아이돌을 향한 대중의 시선 자체가 미성년자에게 함부로 가해질 것이 아니라는 비판은 언제나 타당하다. 그럼에도 K팝은 이 대목에 예민하다. 기만적으로 보일지라도 그렇다. 팬들은 의상이나 안무, 소비 방식 등에서 미성년 여성은 ‘상대적으로’ 성인과 다를 것을 기대한다. 아이돌 트레이닝에 투신하는 8세 어린이가 흔하게 존재한다 해도, 적어도 이를 드러내놓고 긍정하지는 않으려 한다. ‘언더피프틴’이 논란의 대상이 된 건 이 때문이다. 이렇게나 어린 참가자들이 그야말로 어른 같은 모습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순간, K팝 팬들이 수용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그렇다면 K팝 팬들이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정확히 어디까지일까. 종잡기 어렵다. ‘언더피프틴’ 제작진이 트로트 예능 기획자 출신이 아니라 좀 더 K팝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었다면 K팝 팬들이 욕하면서도 지켜볼 만한 방송을 만들었을지 모른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뉴진스, 아이브, 로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들이 아이돌을 동경하고 흉내 내고 싶어서 ‘언더피프틴’에 공개된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사회가 그것을 긍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멜빵바지와 동요를 권하면서 ‘아이다운’ 모습을 강요하는 것 또한 어른에 의한 어린이 타자화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K팝을 어떤 수위로 어린이에게 허용하거나 소개하고, K팝의 어떤 면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할 것인가. 혹은 K팝이라는 ‘괴물’을 어린이에게는 전면적으로 차단해야 할까. 우리에게는 이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K팝을 향한 어린이들의 열정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들이 건강한 관심과 실천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