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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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 조정으로 미국 증시 비싼 단계 지나

실물경제 견조하지만 관세 민감도 높아 불확실성 이어질 듯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입력2025-04-0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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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정책으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시스〕

    관세정책으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시스〕

    미국 증시는 3월에도 취약한 주가 흐름을 지속하며 서학개미로 하여금 밤잠을 설치게 했다. 그동안 미국 증시가 불안에 휩싸일 때마다 구원투 수로  등장한  주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였 다. 연준은 특히 주기적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시장 친화적 발언 혹은 시장 달래기성 발언으로 증시 분위기를 여러 차례 환기한 전력이 있다. 

    파월 의장 “관세,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 일시적”

    3월에도  그랬다.  3월  18~19일(이하  현지  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경제  전망  불확실성은  관세  영향  때문이고,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연준은 설문조사에 기반한 심리지표 부진에 대응하기를 원치 않으며, 하드 데이터(실물경제에  기반한  데이터)는  견조하다는 입장으로 시장의 불안을 달랬다. 

    그럼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일시적” 이라는  발언에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파월  의장은 2021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진단했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2022년 말까지 급등하면서 공격적인 긴축이 단행됐고,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는  약세장을  경험했다.  다만  당시에는 유가 등 실제 가격들이 인플레이션 급등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고,  현재는  심리지표들이  인플레 이션 우려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지금 시장 참여자들이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소프트  데이터(설문조사에  기반한  데이터)에  정치적 노이즈가 개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만  봐도  그렇다. 공화당 지지자는 “경기가 좋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민주당 지지자는 “경기가 나쁘고 인플레이션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집계되며 노이즈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미시간대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을  대상으 로 현 정부 정책에 관해 조사한 결과 “정부 정책에 대한  긍정적  뉴스를  들었다”는  비율과  “부정적  뉴 스를  들었다”는  비율이  역대급으로  확대됐다(그래프 참조).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 등 트럼프 진영이 추진하 는 관세 및 정치, 공무원 해고 등 여러 행보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  흐름이  설문조사에  기반한  데이터에도 전염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는 “심리지표가 실제 침체 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  일례로  침체  내러티브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지난해 8월과 달리, 현재는 경 기 모멘텀을 측정하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견조하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지난해  8월 -40pt대 vs 현재  -5pt대 내외). 결국 파월 의장이 강조한 것처럼 시장은 소프트 데이터보다 하드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하드  데이터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영향권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인 만큼, 당분간 연준 인사들의 연설보다 트럼프 진영의 발언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할 듯하다.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  증시는  단기  바닥을  확 인했을 개연성이 크다. 예를 들어 전미개인투자자 협회(AAII)의  투자심리  지표인  불베어  스프레드 (Bull-Bear  Spread)  지수가  현재  역사적  하단  부근에 위치하는데, 이 지표는 지금까지 주식시장의 유용한  바닥  신호를  제공했다.  또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평균  밸류에이션도  나스닥(연 초  28배→현재  25배),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 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 라  등  M7(연초  30배→현재  24~25배)  모두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미국 증시가 비싸다고 얘기할 단계는  지났다.  더군다나  3월  FOMC  정례회의까지 무난하게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미국 증시도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갈 것이다.

    상호관세 불확실성 4월 말 해소 확인

    다만 하방 경직성 확보와 추세적 상승 궤도로 복귀는  다른  문제다.  지금은  연준의  행보,  경제지표 같은 매크로보다 관세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다. 트 럼프 진영은 여전히 관세와 관련해 시장에 ‘불안→  안도→불안’ 사이클을 만들고 있으며, 상호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3월 26일 트럼프 대 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주요국 증시가 동반 조정을 맞고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시장이 관세에 대한 내성을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4월  2일  이후  부과될  상호관세 는  금융시장에  전반적으로  일시적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 같은 일련의 주가 조정 이  반복되거나  여타  실물경제  지표,  혹은  산업계 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면 트럼프 정부가 상호 관세 수위를 상황에 맞게 낮춰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편이  적절하다.  미국  증시  향방도 마찬가지다.  상호관세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4월  말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우연찮게도  M7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이때다. 따라서 그 전까지는 미국 증시가 현 주가지수 레벨에서 저점을 완만히 높여가는 흐름을 베이스 경로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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