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현장. [윤채원 기자]](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ef/82/50/67ef82501387a0a0a0a.jpg)
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사고 현장. [윤채원 기자]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A 씨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걱정스럽게 한 말이다. 유례없는 대형 싱크홀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개월 전에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운전자 부부가 크게 다쳤다. 2015~2024년 싱크홀 발생 통계에 따르면 크고 작은 싱크홀은 최근 10년간 서울에서 매달 2건꼴로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 중 62%를 상하수도 시설 붕괴에 따른 누수와 토사 유실이 주된 원인이라고 꼽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복구는 끝나도 불안은 남았다
4월 2일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명일동 싱크홀 사고 지점은 복구공사로 통행이 막혀 있었다. 이렇게 크게 꺼진 싱크홀은 드물어 복구가 언제 마무리될지 모른다는 게 공사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사고 지점은 평소에도 출퇴근 차량이 많았던 곳이다. 명일동 싱크홀 사고 지점 인근을 오가며 배달을 하는 B 씨는 “사고 이후 내 발밑에서 도로가 또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며 “유튜브에서 ‘싱크홀에 빠지면’ 같은 영상도 자주 찾아본다”고 말했다.지난해 8월 연희동에서도 싱크홀 사고가 있었다. 성산대교로 향하는 성산로 한복판에서 승용차가 통째로 싱크홀에 빠져 노부부가 중상을 입었다. 당시 싱크홀 크기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였다. 기자가 4월 1일 다시 찾은 현장에선 그날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동차들은 도로 위를 쌩쌩 달렸고, 사고 지점 근처 횡단보도에는 사람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도로 한가운데가 더 짙은 아스팔트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 복구공사는 끝났지만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싱크홀 발생 지점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C 씨는 “땅에 금이 가는 등 전조 증상도 없이 땅이 꺼졌다”며 “다행히 가게는 멀쩡하지만, 다음에도 이렇게 갑자기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연희동에서 5년간 거주한 D 씨도 “살면서 자기 집 앞에 싱크홀이 생길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매일 출퇴근하고 지나다니던 길에 그렇게 큰 구멍이 생긴 걸 처음 봐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매달 2건씩 꺼지는 서울 땅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2000개가 넘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23년 전국에서 생긴 싱크홀은 2085개였다. 그중 52개에선 부상자 71명이 발생했다. 대부분 상하수도관과 오수관 누수가 원인이었다.서울에선 매달 2건꼴로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234건의 싱크홀이 생겼다. 싱크홀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강남구(28건), 송파구(24건), 성북구(16건), 영등포구(16건)였다(그래프 참조).
주 | 2015. 1~2025. 3 기준 자료 |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
싱크홀 사고가 반복되자 서울시는 ‘지반침하 안전 지도’를 만들었다. 2014년부터 실시한 지반 탐사를 기반으로 지반 조건, 지하 시설물, 침하 이력 등을 종합 평가한 후 땅 꺼짐 위험도를 5단계로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위험 지역의 안전등급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당 지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지도는 내부 관리용으로 제작됐다”면서 “그 자체가 위험 등급을 나타내는 자료가 아니며 공개 시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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