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창가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가을이다. 클래식 팬들에게 가을은 음악을 마음껏 누리라고 단풍이며 낙엽이 깔아준 멍석이다. 드높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선선해진 바람결에 날아온 붉은 단풍잎을 손에 쥐면 생각나는 가수가 있다. 카치니 ‘아베마리아’의 주인공 이네사 갈란테다. 샬롯 처치, 레슬리 가렛, 슬라바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들이 ‘아베마리아’를 불렀지만, 갈란테만큼 이 노래를 경건한 가운데 가슴 벅차오르게 부른 사람은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
그 이네사 갈란테가 가을을 맞아 2005년에 이어 네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갈란테는 9월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피아니스트 최은순의 반주로 1부에는 푸치니, 토셀리, 베르디, 헨델 등 이탈리아 오페라, 바로크 레퍼토리를, 2부에는 글린카, 림스키 코르사코프,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고향 러시아의 노래들을 부를 예정이다.
이네사 갈란테는 옛 소련의 라트비아 공화국 출신으로, 1992년 독일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으로 서방에 첫선을 보인 이래 이제는 일급 가수의 반열에 올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콘서트는 단순히 소프라노의 기교를 뽐내는 자리가 아닌 한 편의 서정적 에세이와도 같은 음악회로 유명하다. 이네사 갈란테는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곡에 얽힌 사연이나 그녀가 살아가는 이야기 등으로 다정다감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리고 전혀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목소리로 관객들과 교감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공연은 오페라 아리아 외에도 자신의 고향 러시아의 노래가 준비돼 있다.
갈란테의 노래에는 듣는 이를 흥분시키는 성분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저음에 함께 숨을 멈추었다가, 결코 서두르지 않고 다시 떠올라 서서히 하늘까지 비상하는 갈란테의 노래는 청중 가슴속에 감동을 끌어올린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얼마 전에 내한공연을 한 신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새 음반을 발매했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이번 음반에서 그녀가 연주한 프로그램은 파가니니 협주곡 1번과 슈포어 협주곡. 10대 때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음반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녀는 ‘톤’에서는 국보급 실력을 소유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깨끗한 음색과 유려한 테크닉, 지적인 탐구정신과 그것이 반영되는 음악 해석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지닌 힐러리 한은 바이올린의 기교를 뽐내기 좋은 이 두 곡에서 과시적인 요소를 경계한다. “바이올린이 성악적 요소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고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기술적인 요소보다는 선율적인 면에 접근하고자 한 의도가 느껴진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대세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통념을 뒤집는 힐러리 한의 행보. 그것은 20대 젊음이 주는 패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노련한 기량에서 나오는 치밀한 계산일까.
그 이네사 갈란테가 가을을 맞아 2005년에 이어 네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갈란테는 9월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피아니스트 최은순의 반주로 1부에는 푸치니, 토셀리, 베르디, 헨델 등 이탈리아 오페라, 바로크 레퍼토리를, 2부에는 글린카, 림스키 코르사코프,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고향 러시아의 노래들을 부를 예정이다.
이네사 갈란테는 옛 소련의 라트비아 공화국 출신으로, 1992년 독일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으로 서방에 첫선을 보인 이래 이제는 일급 가수의 반열에 올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콘서트는 단순히 소프라노의 기교를 뽐내는 자리가 아닌 한 편의 서정적 에세이와도 같은 음악회로 유명하다. 이네사 갈란테는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곡에 얽힌 사연이나 그녀가 살아가는 이야기 등으로 다정다감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리고 전혀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목소리로 관객들과 교감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공연은 오페라 아리아 외에도 자신의 고향 러시아의 노래가 준비돼 있다.
갈란테의 노래에는 듣는 이를 흥분시키는 성분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저음에 함께 숨을 멈추었다가, 결코 서두르지 않고 다시 떠올라 서서히 하늘까지 비상하는 갈란테의 노래는 청중 가슴속에 감동을 끌어올린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얼마 전에 내한공연을 한 신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새 음반을 발매했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이번 음반에서 그녀가 연주한 프로그램은 파가니니 협주곡 1번과 슈포어 협주곡. 10대 때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음반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녀는 ‘톤’에서는 국보급 실력을 소유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깨끗한 음색과 유려한 테크닉, 지적인 탐구정신과 그것이 반영되는 음악 해석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지닌 힐러리 한은 바이올린의 기교를 뽐내기 좋은 이 두 곡에서 과시적인 요소를 경계한다. “바이올린이 성악적 요소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고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기술적인 요소보다는 선율적인 면에 접근하고자 한 의도가 느껴진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대세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통념을 뒤집는 힐러리 한의 행보. 그것은 20대 젊음이 주는 패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노련한 기량에서 나오는 치밀한 계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