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아, ‘Fade-In’.과 ‘Mirroed Mirror’.
이런 것들 사이에서 공통 주제나 발언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아니, 그런 것은 애초부터 없는 것 같다. 서로 다른 시간과 역사, 문화, 지역, 기억, 지식 등이 혼성적으로 섞여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구조는 어떤 원칙에 기반한다. 그 요소는 색, 소리, 광선, 공간, 속도 같은 것들, 즉 색,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소리, 목적지를 두지 않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는 인공의 빛, 역사 속 인물의 흔적,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언어 조각들, 반사된 빛과 해체되거나 굴절된 형태, 속도감 그리고 우리의 체험 등이다.
최선아가 제시하고, 우리가 그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구조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어떤 경험과 지각의 기억들이다. 지각의 기억은 일종의 무의식의 경험과 축적, 그리고 그것의 끊임없는 재생산과 관련된다. 게다가 우리가 발견한 구조는 마치 언어처럼 체계화된 구조다. 그것은 그 자체로 구조화된 무의식의 세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어떤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통의 내용은 일종의 ‘부정’과 저항에 기반한 어떤 것이다. 이는 일상화된 언어 습관, 그리고 역사화된, 문명화된, 문화화된, 약호화된, 기호화된, 상징화된 언어와 소통 방식을 위반하는 것이다. 우리는 결국 최선아의 혼성적 설치 공간에서 부정을 경험하고, 이어서 또 다른 체계, 즉 무의식이라는 언어처럼 구조화된 세계를 만날 것이다. 7월14일~8월11일, 대안공간 루프, 02-3141-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