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의 데뷔앨범 ‘Masstige‘는 팝과 재즈의 중간지대를 유려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대중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첫 곡 ‘오늘도 누군가‘는 처음 듣는 이들의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들으며 신촌블루스를 떠올렸다.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한영애나 정경화로 대표되는, 이른바 신촌블루스 풍의 보컬 스타일과 많이 닮아 있다. 또 많은 힙합 가수들과의 공동작업으로 독특한 음색을 선보이면서 마니아 층을 확보한 정인의 목소리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허스키하면서도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맛이 그만이다.
이어지는 곡 ‘순수‘는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요즘 각광받는 작곡가 중 한 명인 전해성의 작품으로, 가요계의 소문난 재주꾼 하림이 하모니카 연주로 참여했다. 잔잔한 발라드인 ‘순수‘는 여름 지나 가을이 오고 날이 선선해지면 더욱 인기를 끌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Lovely devi‘은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가 귀에 쏙 들어온다. 마치 햇살 좋은 날 외출을 권하는 듯한 뮤지컬 스타일의 곡이다.
모두 열두 곡이 수록된 앨범은 발라드에서 끈끈한 블루스, 상큼한 모던록 풍의 곡까지 지루할 겨를 없이 귀를 자극한다. 이중 아홉 곡이 선우정아 자신의 곡이라고 하니, 이 준비된 신인은 벌써 송라이터로서의 면모까지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아주 오랜만에 등장한 될 성싶은 기대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