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5

2006.07.25

변호사 하면 그만?… 비리로 얼룩진 법복이 부끄러워

  • 입력2006-07-19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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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아는 법원, 검찰 사람들은 돈과 술에 맛들어 있었다.”판·검사 나리들이 ‘회장님’으로 받들어 모신 카펫 및 가구 수입업자 김홍수 씨도 속으론 혀를 끌끌 찼을 법하다. 마당발 인맥을 통해 만난 적지 않은 법조인들이 대신 내주는 술값과 수백만원대 전별금을 덥석덥석 받는 행태를 보면서 남모를 쾌감마저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돈이 곧 힘인 세상이다. 이런 배금주의 사회에서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비틀대는 이들의 죄를 묻고 벌해야 할 소명을 지닌 판·검사들이 무더기로, 게다가 차관급 부장판사까지 끼여 일개 법조 브로커의 ‘노리개’가 돼왔다니 서글픔이 밀려온다. 브로커에게 술자리 향응과 돈을 받는 대신 고소고발 사건과 구속 여부, 형량 등에 관한 청탁을 들어줬다니 ‘원조교제’와 뭐가 다른가.

    전주지법 군산지원의 판사 3명도 ‘사고’를 쳤다. 사건 관련자에게서 골프 접대를 받고, 그가 소유한 고급 아파트에 입주까지 했다가 대법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사표를 냈다.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얼마 전의 ‘윤상림 게이트’에 이은 이번 메가톤급 비리로 사법부의 체면은 한없이 구겨졌다. 비리로 얼룩진 법복 앞에서 어느 누가 판결의 권위에 머리를 숙일까. 돈 앞에 ‘칼’과 ‘저울’을 내팽개친 비리 법조인들, 그러고도 사표 쓰고 변호사 개업하겠지? 정의의 여신 디케(Dike)가 통탄할 일이다.

    영화 ‘투사부일체’엔 사학 교직원이검사와 국회의원 아들의 답안지를 대필해 내신성적을 조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역시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장르다.



    대구의 한 고교에서 불거진 내신성적 조작사건은 영화를 쏙 빼닮았다. 교사가 학생의 시험 답안지를 새 답안지에 옮겨 적은 사실이 그렇고,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한 전교 최상위 석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그렇다. ‘투사부일체’에서 성적 조작 학생들의 학부모가 사회지도층인 것과 참으로 비슷한 설정(?) 아닌가!

    하기야 내신 조작이 어디 이번 한 건뿐이었나? 지난해 2월 드러난 서울 M고교의 내신 조작사건은 아예 교장과 교사, 학부모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결론 났다. 조직적인 범죄였다는 얘기다.

    이러니 욕설과 몽둥이가 난무하는 조폭영화에 학교가 무대로 등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한번 뿌리까지 썩었음을 입증한 공교육 현장. 이제 또 사교육 열풍 옹호론이 득세할 시점이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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