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조절은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게도 필수적이다.
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혈관 손상이 심해져 중한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을 거의 나타내지 않는다. 따라서 고혈압이 발견되면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혈관이 분포하는 어떤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뇌와 심장에서 나타날 때는 뇌졸중(중풍)과 심근경색(심장마비)처럼 위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거듭되는 뇌졸중은 치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죽상경화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비만과 고지혈증이 있다. 당뇨병 또한 중요한 악화 요인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높은 혈액의 당 농도는 전신적인 혈관 손상을 가져온다. 또한 혈관 손상을 악화시키는 여러 인자들이 혈중에 증가하게끔 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은 심혈관계 사고가 된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관 분포가 많은 기관인 신장(콩팥)의 손상도 흔한데, 신장은 몸 안의 수분과 노폐물을 조절하는 기관이므로 신장이 손상되면 하수구가 막힌 것처럼 수분과 노폐물이 몸 안에 쌓여 고혈압이 악화된다.
최근 고령화와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면서 상당수 환자들이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진단받고 있다. 따라서 고혈압과 당뇨병을 모두 앓는 환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혈압 조절에 힘써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중한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따라서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는 질병 초기부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체중 조절은 혈압 조절뿐만 아니라 혈당이나 고지혈증의 개선 효과도 가져오므로 특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저염식, 금연 및 금주, 적절한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도 중요하다. 이렇게 환자 스스로 자신을 관리함과 동시에 전문의에게 정기 진료를 받으면서 목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적절한 약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그것만이 합병증의 발병 및 악화를 예방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