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브로프스키의 ‘Human Structure’
여섯 살 때 그는 아빠의 무릎에 앉아 하늘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는 거인 얘기를 듣곤 했다. 거인은 사람들을 위해 항상 착한 일을 한다. 어린 꼬마 브로프스키는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거인을 만나러 하늘로 올라가곤 했다.
이제 환갑이 넘은 그가 다이치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작품의 제목은 ‘Human Structure(인간적인 구조)’다.
외형적으로 일단 질서정연하다. 아연도금한 강철을 사용해 실제 사람 크기의 366개 형상을 서로 맞물려 가로 13.2m, 세로 3.3m, 높이 5.4m로 쌓아올렸다(사진 오른쪽). 또 합성수지의 일종으로 두꺼운 비닐 같은 총천연색 폴리카보네이트를 이용해 컬러풀한 수천의 남녀 형상을 서로 맞물려 쌓았다(사진 왼쪽).
모든 인간 형상은 맞물려 있다. 남녀 형상이 구별되기도 하지만 의미는 없다. 모두가 손을 마주 잡고 있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인간은 남자와 여자로 분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인간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모든 인간이 서로 얽혀 살 수밖에 없다. 반투명한 재질과 강철이라는 재료는 중첩되는 인간관계의 견고함을 말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뻔한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서 잠시만 생각해보라. 그는 이런 걸 왜 만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