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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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들이 군침 흘리는 정보의 보고

  •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입력2006-12-13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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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들이 군침 흘리는 정보의 보고
    지난 여름 인터넷을 통해 플라톤의 ‘에우티프론’의 책장을 누르고 있는 손가락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의 코헨 교수는 구글의 도서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다 책을 스캐닝하고 있는 사람의 손가락까지 찍힌 것을 발견한 뒤, ‘구글 손가락(Google Fingers)’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코헨 교수는 “이 사진은 디지털화(digitization)라는 단어의 뿌리가 ‘손가락(digit)’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면서 “구글의 도서관 프로젝트가 첨단 스캐닝 기술을 사용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엄청난 육체노동을 수반한다”고 꼬집었다.

    구글은 2004년 온라인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인 ‘구글 북서치’를 시작하고 하버드대학 도서관, 미시건대학 도서관, 뉴욕 공립도서관 등과 제휴해 콘텐츠를 제공받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열람하듯이 구글 도서검색에서 책을 검색한 다음 화면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야 도서관까지 가지 않고도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에서 필요한 책의 본문을 검색하고, 원하면 이미지까지 그대로 출력할 수 있다니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서비스지만, 이를 위해 누군가 책을 한 장 한 장 스캐닝해서 인터넷에 올려놓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출판사와 저자로부터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포털들의 도서 본문검색 서비스 경쟁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2004년 전자책 전문업체 북토피아와 제휴해 가장 먼저 이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이미 본문검색이 가능한 책 6만 권을 확보했고, 2005년 10월부터 시작한 엠파스는 바로북과 제휴해 1만4000권의 본문검색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국내 최대 출판 유통업체인 교보문고와 제휴해 이미 5만 권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1위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도 북토피아와 손을 잡고 3만 권의 도서 본문검색을 시작했다. 파란은 다른 포털과 달리 잡지나 사보 등 정기간행물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들이 이처럼 너도나도 책의 본문검색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책이야말로 검증된 지식의 보고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료로 제공되는 도서 본문검색 서비스가 포털들의 주장대로 ‘침체된 출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오히려 책 콘텐츠를 공짜로 인식하는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출판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얼마 전 대한출판협회(회장 박맹호)는 네이버, 교보문고, 다음, 북토피아 등과 본문검색 서비스의 범위와 방식에 대한 기준을 확정하는 협약서를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출판사와 저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서 본문검색 서비스를 전체 쪽수의 5% 이내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할까? 도서 본문검색 서비스가 출판계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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