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홍색 바탕에 그려진 다소 뚱뚱해 보이는 남자가 가운뎃손가락을 쳐들고 있다. 김병현 선수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시절, 야유하는 관중에게 했던 바로 그 동작이다. 표지 그림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저자의 이름 케빈 스미스다. 표지 그림의 그 남자다.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케빈 스미스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감독이다. 영화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정치 뒤집기로 유명하다면, 스미스는 문화 뒤집기로 이름이 높다. 스미스는 친구들과 2만7000달러를 모아 만든 초저예산 영화 ‘점원들’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다수의 영화를 만들고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미국 인디영화계의 총아, 괴짜, 악동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기이한 행적치고 제목이 너무 착하다 했더니 역시 이는 반어적 표현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최고의 인맥과 지식을 자랑하는 감독답게 그가 보고, 듣고, 알게 된 미국 대중문화에 대해 직설적으로 털어놓았다. 물론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배우와 영화에 관한 것들로 칭찬보다는 비난이 많다.
스미스는 영화를 만들 때마다 영화 제목만큼이나 새로운 제작사 이름을 짓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영화가 잘못돼도 영화사는 법적 책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영화마다 제작사 이름을 계속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에게 신랄한 욕설을 퍼부었다. 번역 과정에서 가감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 같은’ ‘××놈’ ‘×나게’ 등 욕설이 난무한다.
예를 들어 그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을 ‘왕재수’라고 부른다. 심지어 그녀의 집에 썩은 달걀을 던지고 싶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위더스푼과의 첫 만남에서 받은 좋지 않은 인상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영화 ‘점원들’을 비하하기도 했지만 스미스는 그녀에 대해 “지랄맞게 똑똑한 척한다. 게다가 구역질날 정도로 겸손한 척한다”고 평했다.
미모를 자랑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비난은 한술 더 뜬다. 그녀가 콘서트에서 립싱크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녀는 립싱크마저도 제대로 못한다. 가사를 건너뛰기도 하고 박자를 놓치기도 한다. 가라오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스미스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끌리는 이유가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어서’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스피어스는 옷도 거의 입지 않은 채, 간발의 차이로 불법을 면한 도발적인 행동을 ‘침착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와는 대조적으로 벤 애플렉과 톰 크루즈에 대한 평가는 후하기 그지없다. 자기 영화에 출연할 당시 보여준 애플렉의 열정과 인간적 겸손함에 매료됐다고 한다. 애플렉은 세트를 떠날 때면 스미스에게 감사편지 같은 글을 남겼다. “날 캐스팅해줘서 고맙다”든지 “이 영화 작업이 아주 즐거워요”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스미스는 포르노를 좋아했던 애플렉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슬며시 공개했다. 아버지의 헛간에서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를 찾아내고 금고에서 포르노 테이프를 훔쳤을 정도라는 것.
톰 크루즈에 대해서는 “내가 본 남자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남자”라고 평했다. 물론 최상의 연기력을 갖추었다는 배우로서의 평가와 함께. 그런데 스미스의 칭찬과 비난이 남녀로 구분되는 것은 우연일까?
이 밖에도 스미스는 ‘누드 박스’에서 스트립걸과 있었던 사연에서부터 자기 부인의 누드화를 집에 걸게 된 일, 자신이 결혼반지를 낀 이후 뚱보가 된 이유 등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진 다양한 일들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스미스는 스스로에 대해 ‘왕수다’라고 말한다. 영양가 있어 보이는 ‘구라’가 재미까지 있다. 미국 대중문화에 똥침을 가하는 그의 수다는 유쾌 통쾌 상쾌하다.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media2.0 펴냄/ 272쪽/ 9000원
그러나 케빈 스미스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감독이다. 영화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정치 뒤집기로 유명하다면, 스미스는 문화 뒤집기로 이름이 높다. 스미스는 친구들과 2만7000달러를 모아 만든 초저예산 영화 ‘점원들’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다수의 영화를 만들고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미국 인디영화계의 총아, 괴짜, 악동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기이한 행적치고 제목이 너무 착하다 했더니 역시 이는 반어적 표현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최고의 인맥과 지식을 자랑하는 감독답게 그가 보고, 듣고, 알게 된 미국 대중문화에 대해 직설적으로 털어놓았다. 물론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배우와 영화에 관한 것들로 칭찬보다는 비난이 많다.
스미스는 영화를 만들 때마다 영화 제목만큼이나 새로운 제작사 이름을 짓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영화가 잘못돼도 영화사는 법적 책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영화마다 제작사 이름을 계속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에게 신랄한 욕설을 퍼부었다. 번역 과정에서 가감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 같은’ ‘××놈’ ‘×나게’ 등 욕설이 난무한다.
예를 들어 그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을 ‘왕재수’라고 부른다. 심지어 그녀의 집에 썩은 달걀을 던지고 싶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위더스푼과의 첫 만남에서 받은 좋지 않은 인상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영화 ‘점원들’을 비하하기도 했지만 스미스는 그녀에 대해 “지랄맞게 똑똑한 척한다. 게다가 구역질날 정도로 겸손한 척한다”고 평했다.
미모를 자랑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비난은 한술 더 뜬다. 그녀가 콘서트에서 립싱크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녀는 립싱크마저도 제대로 못한다. 가사를 건너뛰기도 하고 박자를 놓치기도 한다. 가라오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스미스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끌리는 이유가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어서’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스피어스는 옷도 거의 입지 않은 채, 간발의 차이로 불법을 면한 도발적인 행동을 ‘침착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와는 대조적으로 벤 애플렉과 톰 크루즈에 대한 평가는 후하기 그지없다. 자기 영화에 출연할 당시 보여준 애플렉의 열정과 인간적 겸손함에 매료됐다고 한다. 애플렉은 세트를 떠날 때면 스미스에게 감사편지 같은 글을 남겼다. “날 캐스팅해줘서 고맙다”든지 “이 영화 작업이 아주 즐거워요”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스미스는 포르노를 좋아했던 애플렉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슬며시 공개했다. 아버지의 헛간에서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를 찾아내고 금고에서 포르노 테이프를 훔쳤을 정도라는 것.
톰 크루즈에 대해서는 “내가 본 남자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남자”라고 평했다. 물론 최상의 연기력을 갖추었다는 배우로서의 평가와 함께. 그런데 스미스의 칭찬과 비난이 남녀로 구분되는 것은 우연일까?
이 밖에도 스미스는 ‘누드 박스’에서 스트립걸과 있었던 사연에서부터 자기 부인의 누드화를 집에 걸게 된 일, 자신이 결혼반지를 낀 이후 뚱보가 된 이유 등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진 다양한 일들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스미스는 스스로에 대해 ‘왕수다’라고 말한다. 영양가 있어 보이는 ‘구라’가 재미까지 있다. 미국 대중문화에 똥침을 가하는 그의 수다는 유쾌 통쾌 상쾌하다.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media2.0 펴냄/ 272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