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부전증 환자는 ‘투석 치료’라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부전증 환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악화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전신 부종, 호흡 곤란, 체중 증가, 야뇨증 등이나 구토와 메스꺼움, 식욕부진, 소화장애 같은 소화기 증상, 고칼륨혈증에 의한 근육 경련, 피로감, 졸음, 불면증, 집중력 저하, 기억력 상실, 판단력 장애 같은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방치하는 경우, 만성 사구체 신염 등이 주된 원인이며, 이 밖에도 혈관염이나 신혈관성 고혈압, 다낭신 또는 수주나 수개월 만에 사구체가 완전히 망가지는 전격성 진행성 사구체 신염도 드물지만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단 만성 신부전증으로 진단되면 초기엔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고혈압을 조절하고 육류를 되도록 제한하는 저단백 식이요법 등으로 신기능 악화를 최대한 정지시키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1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 신장 기능의 악화 정도와 합병증 발생 유무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특히 환절기의 상기도 감염, 구토, 설사로 인한 탈수 등을 조심해야 한다. 일부 양약이나 한약은 신장 기능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쉽고 기초적인 검사법은 소변검사다. 이는 간단하지만 신체의 여러 상태를 즉시 알 수 있게 해주므로 위 증상이 있거나 소변이 붉다든지 혼탁하며 거품이 많을 경우, 냄새가 심하게 날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 주기적으로 검사받는 게 좋다.
필자의 경험상 말기 신부전증으로 진단받고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신체적, 물리적 고통이 아니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치료 초기 사회와 직장, 친구들과의 격리로 인한 우울증 등이다. 그러나 이는 환자의 이해 부족에서 생기는 것이며,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사항이다.
환자에겐 적극적인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하며, 의사는 환자에게 장기간 투병생활에 필요한 올바른 의학적 지식을 쉽고 반복적으로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환자로 하여금 이론적 무장을 시켜 병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삶을 포기하지 않게 독려해야 한다. 또한 가족들은 따뜻한 이해와 배려로 환자가 심리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성복 대구 성도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