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인 방광염은 잦은 소변은 물론 골반과 방광에 통증을 안겨준다.
간질성 방광염을 비롯한 만성 방광염은 원인이 불분명하고 진단도 모호해 전립샘염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까다롭다. 그만큼 오래 고통받는 만성 환자가 많은데,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거나 심한 경우 수술요법을 시행하지만 여전히 난치성 질환으로 남아 있다.
이렇게 고질병이 된 만성 방광염,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 최근 한의학적 치료가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방광염은 한의학에서 포비(?), 요불리(尿不利), 융폐(閉), 임병(淋)에 속하는데, 방광 내벽의 석회화로 제 기능을 잃거나 신장과 방광 기능이 약해지면서 빈뇨, 급박뇨, 야간빈뇨, 통증, 농뇨, 혈뇨 등의 증세를 보인다.
방광염 치료제인 축뇨탕은 소변 기능을 개선하는 축천환(縮泉丸)에 항염·배뇨 기능이 뛰어난 금은화와 포공영, 용규, 토복령, 마치현 등 순수 한약재를 가미한 탕약으로 방광과 신장의 기능을 높여 증상 개선과 재발을 막는 근본치료에 쓰인다. 금은화, 포공영은 이미 천연 항생제라 할 정도로 항염작용이 뛰어난 약재다. 여기에 청열(淸熱) 작용과 항염·항암 효과가 있으며 소변 기능을 개선해주는 용규, 몸속의 독성을 풀고 비뇨생식기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토복령,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여 장명채(長命菜)라고도 불리는 마치현 등을 추가한다.
탕약과 더불어 뜸과 훈증요법을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훈증은 자궁을 비롯한 비뇨생식기 계통을 따뜻하게 해 신장, 방광, 자궁의 기능을 높이고 방광염, 냉대하, 질염, 생리통, 생리불순 등을 치료하는 한방요법이다. 뿐만 아니라 변비나 과민성 대장증상을 해결할 수 있으며, 얼굴이 탄력 있고 깨끗해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치료기간은 1~3개월이며, 2주 이내에 통증이 감소하고 4주 정도면 빈뇨 등 소변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먼저 세균감염의 원인이 되는 습관을 고쳐야 하는데, 소변 후 요도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휴지는 되도록 피하고 마른 거즈 등으로 물기만 제거하는 게 좋다.
소변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맥주, 포도주, 치즈, 인공감미료나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 또는 탄산음료, 초콜릿, 식초, 감귤류, 토마토 같은 산성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또한 복부 압박을 피하기 위해 긴 치마나 느슨한 속옷을 입는 게 좋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